폭설 내리자 조기퇴근, 기다린 건 지옥철이었다

12일 오후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10cm가 넘는 폭설이 내리며, 지난 6일 폭설에 놀란 직장인들의 퇴근길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늑장 제설’ 대응으로 질타를 받은 서울시가 일찍 제설 작업을 시작하고, 기업들도 직원들의 조기 퇴근을 독려하며 이전과 같은 혼란상은 없었다.
이날 서울시 제설 담당 공무원들은 아침 출근 직후부터 대책 회의를 열어 제설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지난주 폭설로 크게 데인 탓이다. 시는 낮 12시부터 비상 제설 대책 1단계에 돌입해 인력 4000명과 1078대 제설차량·장비 등을 배치하고,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주요 도로에 곳곳에 제설제를 뿌렸다고 밝혔다. 오후 3시30분부터 서울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그로부터 10분 뒤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되자, 동원 인력을 8000명으로 늘리고 본격적으로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오후 7시 기준 시내에 뿌린 제설제는 3800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폭설 당시 시민들이 몇 시간씩 버스 안에 갇힌 것을 감안한듯 서울경찰청에 협조 요청도 했다. “외출 또는 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는 재난문자도 오후 3시33분에 보냈다. 서울시는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지하철과 버스 배차를 늘렸다.
직장인들은 이날 오후 3시 넘어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퇴근길을 재촉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연차 휴가를 나눠 쓰거나, 회사로부터 조기 퇴근 지침을 받고 오후 4시쯤부터 퇴근을 시작했다. 직장인 안초희(33)씨는 “평소보다 한시간 빠른 오후 5시쯤 퇴근했다”며 “회사 임원들이 먼저 퇴근하고 부사장이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조기 퇴근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조기 퇴근 행렬에 상습 정체구간인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 도로, 강남역 사거리, 광화문 일대 등은 이른 오후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 연희동에서 강남구 집으로 버스를 타고 퇴근했다는 김모(25)씨는 “평소 50분 거리인데, 폭설 때문에 길이 막혀 이태원에서 지하철로 갈아타 2시간 20분 만에 집에 도착했다”고 했다. 일부 버스 노선들은 평소보다 2~3배에 달하는 배차 간격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주 폭설로 최악의 퇴근길을 경험한 직장인들은 지하철로 몰렸다. 차량 정체로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택한 직장인들도 많았다. 네이버 지도 앱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6시 30분쯤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앞 버스 정류장의 경우 평소 평일 배차간격 10분인 2015번 버스가 25분, 배차간격 12분인 2012번 버스가 28분 뒤에 도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역의 경우 퇴근시간에 지하철역에 들어가기 위한 긴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지하철 플랫폼은 지하철을 타기 위한 이들로 여유 공간이 없었다. 지하철이 꽉 차 차량 여러대를 보낸 뒤에야 겨우 탈 수 있는 모습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선 “코로나 시대인데, 눈 때문에 지하철이 지옥철이 됐다” “지하철에 인파가 몰려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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