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 "두장 어치 사주세요".. 2조원 사들인 개미들
“2장어치 사주세요.”
1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 증권사 지점에 70대 여성이 찾아와 수표를 내밀며 “삼성전자 주식을 사달라”고 했다. 수표는 2억원짜리였다. 이날 이곳뿐 아니라 전국 증권사 지점엔 삼성전자를 사달라는 전화 주문이 폭주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매도세로 장중 삼성전자 주가가 9만원 밑으로 떨어지자,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것이다. 이 지점 직원은 “새해 들어 고객들의 삼성전자 매수 요청이 많은 편인데, 오늘은 억대로 주문을 넣어 달라는 전화가 특히 더 많았다”고 했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7400억원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나 홀로' 매수 덕분에 하락 폭이 줄면서 전날보다 0.44% 떨어진 9만6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회복되면서 이날 장중 한때 3047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도 낙폭을 만회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71% 하락한 3125.9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코스피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00포인트가 넘을 정도로 변동 폭이 컸다.
전날 4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던 개인은 이날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2조31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여의도 증권맨들 사이에서 “(나는) 돈이 없는데 다들 돈을 어디서 그렇게 가져오는지 놀랍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박경희 삼성증권 전무는 “주식은 투기라며 멀리하는 바람에 한국은 자산 구조가 부동산에 70%나 쏠려 있는 특이한 나라가 됐다”면서 “하지만 견딜 수 없는 초저금리와 취득하기 어려운 부동산 투자 규제 속에서 주식을 통한 개인들의 중산층 되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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