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박 나포에 개입 못해..동결 자금 해결하라"
[앵커]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된 한국 선박 속보입니다.
억류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정부 대표단이 이란 고위층과 잇따라 협상을 벌였지만, 이란 측은 이 문제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란 측은 대신 한국에 묶여있는 석유대금 문제를 해결하라며 이자까지 언급했습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국 선박 억류를 풀기 위해 사흘 동안 협상을 벌여온 정부 대표단이 오늘 밤 이란을 떠납니다.
대표단은 해양 오염 증거가 있다면 제시해 달라고 이란 측에 요구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선박 나포와 관련한 사법 절차가 진행될 것이므로 행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카티브자데/이란 외무부 대변인 : “기술적인 문제이므로 이를 정치화하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이란 측은 줄곧 미국의 제재 때문에 한국에 묶여있는 이란 석유대금 7조 원의 동결해제를 주장했습니다.
2019년 한국을 방문한 적 있는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 돈에 대해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동결 자금 해결을 위해선 미국의 제재 해제가 우선인데도, 이란 정부는 미국과 협상하는 대신 한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영삼/외교부 대변인 : “조기에 억류가 해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말씀드리고요.”]
이란은 2019년에 자국 유조선이 유럽연합 제재로 억류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가 두 달 만에 풀어준 적이 있습니다.
이번 한국 선박 억류의 배경에도 제재 문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억류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
박석호 기자 (parkseok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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