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증환자 전담 '서울재난병원' 3월 말까지 설립한다
결합·해체 쉬운 모듈형 건물에 음압시설 병상 48개 마련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 뒤 감염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경향신문]
서울시가 서울대병원과 손잡고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를 전담할 ‘서울재난병원’을 설립한다.
서울시와 서울대병원은 12일 업무협약을 맺고 서초구 원지동 종합의료시설 부지 1만9720㎡에 ‘서울재난병원’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병원 부지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서울대병원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운영을 맡는다. 두 기관은 늦어도 오는 3월 말까지 병원을 짓고, 즉각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립병원 공간에 임시로 중증환자 전담 병상을 설치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별도의 땅을 마련해 건물을 짓고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확보하는 것은 첫 시도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208개이고, 입원 가능 병상은 52개이다.
서울재난병원에는 음압시설 등을 갖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 48개가 마련된다.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줄어 중증환자 수가 감소하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일반 병상 96개로 전환해 운영한다. 병원은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안에 설치된 임시 병원처럼, 결합과 해체가 쉬운 ‘모듈형’ 건물로 지어진다.
병원이 들어설 서초구 원지동 부지는 당초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이 논의됐던 곳으로, 부지용도가 종합의료시설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병원 설립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현재 나대지 형태로 보전돼 있어 평탄화 작업을 마치면 언제든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 이날 두 기관의 업무협약에 따라 병원은 1년 한시적 운영을 목표로 설립되지만, 윤보영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병원 운영은 연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설립·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국비 지원으로 조달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서울재난병원 개원준비단장은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과 내분비대사내과 분과장이 맡았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2월8일부터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 생활치료센터를 자체적으로 열어 코로나19 경증·무증상 환자를 격리 치료하고 있다. 성남 생활치료센터는 총 340병상으로, 서울대병원 소속 의사와 간호사, 행정직원 등 20명이 파견돼 있다.
서울시와 서울대병원은 ‘재난의료협의체’를 꾸리고 지난해 12월부터 병상 확보나 환자 치료 등 코로나19 대응에 협력하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재난병원 설립은 공공과 민간 영역이 손잡고 공공의료·방역의 새 길을 여는 것”이라며 “서울재난병원 설립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서울에 감염병전담요양병원 3곳을 지정, 기존 환자 전원 조치 등 개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고령 환자나 치매 환자가 확진됐을 때를 위한 전담 요양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에서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많은 요양병원, 장애인 거주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재 서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248명)의 23%인 57명이 이런 시설에서 나왔다.
김향미·류인하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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