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거물급 잇단 출사표..서울·부산 시장 선거전 불붙는다
[경향신문]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여야의 거물급 주자들이 속속 링에 오르고 있다. 향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주요 후보들의 출마가 확정되면 여야의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출사표를 낸 후보들은 거물급 후보들이 가져올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며 부동산 등 핵심 쟁점 관련 공약으로 존재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 나경원 출마…서울은 ‘여소야대’
나경원, 13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재웅 등 외부인사 거론
여권, 우상호 이어 박영선 출마 준비…다른 후보들은 ‘잠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야권 거물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12일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히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만나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13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의 출마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한 뒤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미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대표의 ‘대항마’가 될 인물을 당 차원에서 영입하려 한다는 설도 나온다. 인터넷 포털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외부인사) 영입을 시도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비해 여권에서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 이후 거물급의 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박영선 장관은 이날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력 주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엔 안 대표를 향해 “갈지자 행보에 서울을 맡겨도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실상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외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다른 중량급 후보들의 출마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군의 ‘여소야대’ 양상에는 야당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최근의 여론 지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사표를 낸 후보들은 핵심 쟁점인 부동산 관련 공약을 내놓으며 존재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공공주택 16만호 공급과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정책을 발표했다. 야권에서는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반값전세 신혼주택’ ‘주택 80만호 공급’ 등을 담은 ‘희망주택’ 공약을 발표했다.
■ 부산, 김영춘 출마로 여권도 시동
부산에선 여권 최초로 김영춘 출마 공식화…경제정책 강조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전 동아대 교수와 이언주 전 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김영춘 전 장관이 이날 처음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식에서 여권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감안한 듯 “이번 선거는 민주당 소속 시장 잘못으로 생겼다. 시민 여러분께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했다.
부산시장 선거 역시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것이어서 민주당은 여론에서 국민의힘에 밀리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도 나온다. 예비후보들 간의 과열 경쟁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김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정치 이슈’를 최대한 배제하고, 경제 정책을 강조할 방침이다. 주요 공약으로 가덕도신공항 조기 착공과 도심철도 지하화, 공공기관 부산 이전 등을 내걸었다. “매년 2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부산시의 ‘영업사장’이 되겠다”고도 밝혔다.
김 전 장관 출마를 계기로 그동안 몸을 움츠리고 있던 여권 후보들의 경쟁도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김 전 장관 외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신인·여성 가점 대상자라 당내 경선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여러 변수를 놓고 후보들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하·김형규·박순봉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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