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존재 이유 흔들릴라..김종인, 안철수 차단에 진력
평가절하..이례적 강경 대응
합당으로 승리 땐 주도권 뺏겨
윤석열엔 "별의 순간 잡아야"
[경향신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81)이 당내에서 나오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발언에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영향력을 평가절하하고, 합당을 제안하는 당내 인사들을 거친 언사로 비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대응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도권 싸움으로 해석된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곧 김종인 비대위의 ‘최종 시험’이다. 하지만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주도하면 김 위원장으로선 시험을 치르기 전에 역할과 성과를 모두 잃을 수 있어 이를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12일에도 ‘안철수 차단’에 진력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를 향해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누가 자기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단일 후보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합당을 제안하는 당 인사들을 향해 “제정신이 아니다” “콩가루 같은 집안” 등 거친 언사를 사용하며 밝힌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 지지율을 두고 “분석해보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또 ‘여·야·안철수’라는 3자 구도로도 “(승리를) 확신한다”면서 3자 구도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박찬종 무소속 후보를 조순 민주당 후보가 꺾었던 1995년 초대 서울시장 선거를 예로 들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서는 배경에는 야권 단일화에서 안 대표가 주도권을 잡게 되면 비대위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당의 외연 확장과 중도화 작업의 성패를 가르는 ‘김종인 비대위’의 시험대다. 하지만 안 대표 요구대로 제3지대에서 단일화를 하거나 합당을 통해 안 대표가 후보가 되면 야권 단일화 주도권이 안 대표에게 집중된다. 이기더라도 공은 안 대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 개인적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안 대표를 낮게 평가하고 있고, 현재의 높은 지지율이 본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점도 강경 대응하는 이유로 꼽힌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안 대표가 합당을 통해 승리하면 국민의힘 업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반대하면서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도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라며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4월 보궐선거를 마치면 정치권을 떠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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