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악취 물리친 서울 서남4구, 다시 뭉쳐 "안양천을 명소로"

박민식 입력 2021. 1. 12. 20:40 수정 2021. 1. 1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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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진동하는 안양천의 악취를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쳤던 서울 서남권 4개구가 다시 뭉친다.

서울 구로ㆍ금천ㆍ양천ㆍ영등포구 4개 구청장은 12일 온라인으로 '안양천 명소화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안양천은 잠재력이 큰 자원"이라며 "4개 구가 머리를 맞대고 큰 그림을 그려 사업을 한다면 안양천을 서남권 대표 랜드마크로 충분히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4개 구가 안양천을 위해 뜻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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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구로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12일 온라인으로 '안양천 명소화 사업' 업무협약에 서명한 뒤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구로구청 제공

20여년 전 진동하는 안양천의 악취를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쳤던 서울 서남권 4개구가 다시 뭉친다. 이번에는 안양천을 지역 대표 명소로 키우기 위해서다. 안양천을 끼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로ㆍ금천ㆍ양천ㆍ영등포구 4개 구청장은 12일 온라인으로 ‘안양천 명소화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안양천은 경기 의왕시 백운산에서 발원, 군포ㆍ안양ㆍ광명시를 지나 서울시를 거쳐 한강에 유입되는 길이 35㎞의 한강 지류다. 중랑천 다음으로 크다. 그러나 각 자치구가 그 동안 생태 복원, 휴식공간 조성 등의 사업을 개별적으로 진행, 사업의 효율성이 높지 않았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안양천은 잠재력이 큰 자원"이라며 "4개 구가 머리를 맞대고 큰 그림을 그려 사업을 한다면 안양천을 서남권 대표 랜드마크로 충분히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안양천는 너무 넓지도 않으면서 천변 양 길이는 20㎞(50리)에 달해 꾸미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벚나무가 천변을 장식하고 있어 50리 벚꽃길 행사도 함께 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여의도 윤중로보다 더 크고 화려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개 자치구는 장미를 주제로 한 대규모 이벤트 공간(50리 물빛 장밋길) 공동 조성, 산책로와 둔치 소단길 등의 보행 연속성 확보 등을 통해 안양천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그간 구별로 안양천변을 꾸몄지만 잔디가 심어진 바닥이 경계 지점에 이르면 콘크리트 바닥으로 바뀌는 등의 '단절' 문제가 있었다.

4개 구는 안양천 생태복원을 위한 각종 사업을 상호 연계추진한다. △특정시설의 과다한 중복설치 억제 △안양천 내 각종 시설 공유 △위해식물 합동조사 및 제거 등 안양천 발전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구로구에 수영장이 있는데 다른 구에서 또 만들 필요 없이 함께 이용하는 등 천변 시설까지 공동 이용하게 되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안양천에 관한 한 경계를 허물고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이성 구로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민선 7기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안양천 수목원화’ 사업을 위해 안양천 일대를 살펴보니 중복되거나 연속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그는 난립해 있는 축구장 등의 시설을 재배치하거나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게 좋겠다는 구상을 다른 구청장들에게 밝혔고, 공감을 얻어냈다.

서울 시민들이 안양천 산책로를 걷고 있다. 금천구청 제공

4개 구가 안양천을 위해 뜻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로공단의 오ㆍ폐수로 악취가 진동하던 90년대 말 당시 구로구청장을 비롯 주변 지자체장들이 힘을 합친 바 있다. 하천 준설 등 10여년간 안양천 수질개선 공동사업을 펼쳐 안양천은 주민들의 휴식처로 변신시켜 전국의 이목을 끌었다.

구청장들은 “이번 협약으로 안양천을 보다 체계적ㆍ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공동 개발 사업과 외부 지원 확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안양천이 문화ㆍ생태ㆍ체육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 주민들의 코로나19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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