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인이 양모 첫 재판.. 살인 혐의 적용될까

800여명 방청 신청

사진=연합뉴스

양부모의 학대를 받다가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의 첫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00여명이 방청을 신청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정인이 양모 장씨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될지 주목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재판에서 공소장 변경 여부를 공개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장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결정했다.

현재 정인이의 양모는 아동학대치사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양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인이를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서 의자에 부딪혀 사망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인이에게 췌장 등 장기의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춰 장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재감정을 의뢰했다. 법의학자들은 ‘피고인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의들이 살인의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의견을 내놓은 만큼 검찰 역시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공소장 죄명에 살인죄를 추가해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학대를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재판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조화가 길게 서 있다. 뉴시스

수사팀은 사건 재판에도 직접 참여한다. 사건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수사 검사가 재판에 참여하는 만큼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기도 한층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이 높고 어려운 사건인 만큼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날 법원에 따르면 정인이 사건 재판 방청권 추첨에는 총 813명이 응모했다. 당첨 인원은 51명으로, 경쟁률은 15.9대1에 달했다.

법원은 재판에 쏠린 사회적 관심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중계 법정 2곳을 마련했다. 당첨자들은 본 법정(11석)과 중계법정(각 20석)에 나뉘어 재판을 방청할 예정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