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산업 무죄.."옥시와 달리 유해성 입증 안 돼"

나혜인 2021. 1. 12. 20: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신고된 제품,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한 업체 관계자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제품 원료의 유해성이 옥시 제품 성분과는 다르게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한 애경산업 안용찬 전 대표가 1심 선고를 받으러 법원으로 들어갑니다.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이마트 전 임직원 등과 함께 제품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판매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가습기 메이트'는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백여 명이 피해를 신고한 제품입니다.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2011년부터지만, 유해성 입증 문제로 재수사 끝에 지난 2019년에야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의 판단은 비슷한 혐의로 최대 징역 6년까지 확정받은 옥시 제품 사건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이뤄진 모든 연구를 종합해도, '가습기 메이트' 제품 원료 성분이 폐 질환이나 천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가습기 메이트' 제품 원료인 CMIT와 MIT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 원료 PHMG 등과는 다른 성분입니다.

재판부는 정부가 피해자를 구제하는 차원에서 건강 피해 인정 기준을 폭넓게 인정했지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형사사건에 그대로 적용해 인과 관계를 인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재수사의 실마리가 된 2018년 환경부 종합보고서 역시 유해성을 증명하지 못한 기존 연구에 전문가들의 추정이 덧붙은 의견서 정도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재판부로서는 지금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지호 / SK케미칼 前 대표 :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습니까?)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조순미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그것이 다 증거인데, 그 증거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사법부나 가해 기업, 정부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용서할 수 없습니다.]

재판부는 옥시 등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 PHMG를 제공한 SK케미칼 전직 직원 4명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동물 실험과 인체 피해의 차이점을 간과하고, 전문가들의 심사 결과도 부정한 채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기업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선고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제조·판매사와 원료공급업체 모두 피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항소하겠다고 밝혀 가습기 살균제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상급 법원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시각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확인하세요.

▶ 대한민국 대표 뉴스 채널 YTN 생방송보기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