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동걸 회장, 쌍용차 최후통첩.."마지막 기회"

이준호 2021. 1. 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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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법 개정안, 고용의무조항으로 오해 가능성"
"대한항공 관련 국민연금 반대 명분 퇴색됐어"
[서울=뉴시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제공) 2021.0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쌍용자동차 노사를 향해 산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조건부 자금지원 계획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쌍용차 회생은 어렵다"며 "투자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부실화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이다"는 경고를 날렸다.

그는 자금 지원을 위한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첫 번째로 단체 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야 한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기도 전에 흑자를 내기도 전에 매번 파업하고 생산 차질을 겪는 자해행위를 봤다"며 "앞으로는 용납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 일체 쟁의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

그는 "이러한 내용의 각서가 없으면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쌍용차 노사는 성실히 임해달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산은의 설립 목적에 '고용의 안정·촉진'을 추가하는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 이에 대한 산은의 생각은.

"본건 개정이 고용의무조항으로 오해되면 실무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고용안정촉진은 거시적·미시적, 한계 기업으로 볼 것인가 산업 전체를 볼 것인가 등 여러 관점에서 봐야 한다. 고용안정에 집착하다 보면 장기적인 고용안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관점을 넓혀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산은법 개정안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많다. 기간산업안정기금 7개 선종 업종 외에 다른 산업 분야도 자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기금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권한은 금융위원회에 있다. 업종 확대와 관련해서 기준 완화는 아직 정부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 필요한 경우 논의하겠다."

-쌍용차 관련해서 매각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자 확보 여부에 따라 산은 등 채권단 추가 지원 논의가 있을 것 같은데 산은 입장은.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 사이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산은은 협상 결과에 따른 사업성 평가도 진행하고 투자자제안이 제출되면 필요시에 채권단 지원도 검토할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건 돈만으로 기업을 사고 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쌍용차 노사에 부탁드린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쌍용차 회생은 어렵다. 투자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부실화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이다. 어느 누구도 투자 안 하고 지원도 안 할 것이다.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잠재적 투자자와 쌍용차 노사가 협의하고 잠재적 투자자가 일정 사항도 요구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차원에서 노사는 성실히 협의해야 한다. 부족하다면 자금지원은 거절할 것이다. 쌍용차 노사와 잠재적 투자자가 협의해서 사업 존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협상결과를 만들고 그것을 가지고 사업성 평가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부족하면 거절한다.

여기에 두 가지 조건을 더 건다.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야 한다.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기도 전에 흑자를 내기도 전에 매번 파업하고 생산차질을 겪는 자해행위를 봤다. 앞으로는 용납 안 된다. 또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체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각서가 없으면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명심해 주고 쌍용차 노사는 성실히 임해달라. 산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관련해서 최근 국민연금이 반대를 표시했다. 이에 대한 산은 입장은.

"최근 실사가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동종 영업을 영위했고 사전실사가 없어도 아시아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앞으로 계약해지 가능성은 낮다. 통합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것은 산은 명분이 퇴색됐다는 표현을 했는데 국민연금 반대 명분이 퇴색됐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 가치가 상승될 것임에도 반대의견을 낸 것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산은이 한진칼의 아시아나 인수 때 요구했던 위원회가 있는데 의결권 행사위원회 구성과 착수는 상태는.

"현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 행사위원회 설립작업을 진행 중이다. 각 위원회는 상세 구성은 3월 정기 주주총회 전에 완성할 것이다. 사외이사도 임명할 것이다. 스튜어드십코드 원칙 중 반영가능한 부분은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원론적으로 1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주주로서 권한은 사외이사를 뽑는 등 위원회 위원을 뽑는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그 이상 개입은 자제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으면 대주주가 뭐 하고 있느냐. 빨리 결정하라고 이율배반적인 요구를 한다. 가급적 일관성으로 추진할 것이다."

-아시아나 관련해 인수합병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나. 해외에서 독과점 문제 등을 제기할 수 있다.

"기업 인수합병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천재지변이 있을 수 있어 약간의 여지는 둘 수 있다. 내년 여름부터 항공업이 정상화된다는 가정하에 실시한 것이다. 백신이 잘 보급돼서 코로나가 조기에 종식이 되면 빠르게 정상화 될 것이다. 코로나 변이 등 우발적인 위험 요인이 있는데 내년 여름 이후에도 정상화가 안 되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항공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절차와 관련해서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대한항공은 1월 중에 16개국을 상대로 기업결합 심사를 제출할 것이다. 국적 항공사가 주력하는 곳이 대부분 대도시가 많아 독과점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발 채무 가능성도 별로 없다."

-금호고속 매각은 언제쯤 가능한가. 박삼구 회장 봐주기 논란이 있다.

"아시아나 해결되기 전까지는 금호그룹 구조조정은 어렵다. 늦어진 이유가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매각협상이 결렬되서 가치 지분이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그런 일 없다."

-KDB생명을 두고 2000억원 헐값 매각이라고 하는데 매각 진행 이유는.

"KDB생명 가치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시장에서 결정했다. 앞으로 부정적 영업 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에 팔 수 있을 때 파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산은을 벗어나 빨리 민간에 이양해 새로운 삶을 사는 게 금융 정상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키코 배상이 어렵다고 고수하고 있다.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배상해서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불완전판매 해석은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납득이 어렵다. 논리적인 것보다 정치적인 포퓰리즘적인 판단이라는 우려가 있다. 두 번째는 법률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다. 법률적으로 종결된 사안에서 번복은 나쁜 사례가 될 수 있다. 판례를 뒤집는 것은 맞지 않는다.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없다. 세 번째는 피해기업이라고 주장하는 일성하이스코가 키코로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1억8000만원, 연평균 8억원의 이익을 봤다. 전문가 기업이다.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판단하는 건 납득이 어렵다."

-기업들의 인수합병으로 인력감원을 하고 재벌기업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문제가 있다.

"일자리를 가급적 지키면서 하면 좋다. 다만, 구조조정이 빨리 되지 않아서 활력을 잃고 초토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조선업만 나빠지는 게 아니고 지역경제도 문제가 생긴다. 고름은 자르고 새살이 날 수 있도록 하는 게 구조조정이다. 인력감원을 꼭 나쁘게 봐선 안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대우 등은 고용을 약속했다. 핵심 인재가 빠져나가서 존립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위 기업 시장지배력 강화는 관점을 넓혀 글로벌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산은은 구조조정 전문 국책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미래성장산업 혁신기업 지원은.

"미래성장산업 지원을 열심히 하고 있다.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달라. 최근에는 신용위원회에서 많은 기법을 개발했고 한국신용데이터에 데이터를 담보로 5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최초 사례다. 아울러 올해 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사를 설립할 것이다."

-항공사 등 기업 자금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산은 자금 건전성은.

"시중은행 대비 기업 지원을 많이 하다 보니 부실대출 비율이 높고 BIS비율도 낮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열심히 하고 또 정부에서 증자지원을 도와줘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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