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SNS 혐오 표현 처벌되나?..美 대법원서 가린다

금창호 기자 2021. 1. 1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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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어난 학생의 일탈 행동, 학교가 처벌할 수 있을까요? 

미국 법조계와 교육계가 현재 이 문제로 뜨겁습니다. 

그동안 '학교 밖' 일로 여겨 징계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는데, 미국 연방 대법원이 이에 대해 다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금창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금 기자, 어떤 계기로 이번 논란이 발생했나요?

금창호 기자

미국 교육전문지 에듀케이션 위크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주 마호니 학군의 한 학교에서 치어리더 활동을 한 학생이 자신이 2군 팀에 배치된 것에 불만을 품고 SNS에 욕설을 남겼는데요.

이런 사실을 확인한 학교가 치어리더 2군 팀에서도 이 학생을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이 징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과도한 조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까지 학생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이유가 무엇인가요?

금창호 기자

학생의 표현의 자유와 학교의 규제권과 관련한 미국의 유명한 판결이 있습니다.

지난 1969년, 학생들이 베트남 전쟁에 항의해 검은 완장을 차는 건 정당하다며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던 법원의 판결인데요.

이와 동시에 법원은 만약 학생들의 발언이 학교 교칙이나 업무를 방해할 여지가 있다면 일부 규제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심 법원은 학교의 규제권을 일부 인정한 이 판례가 학교 밖, 즉 '온라인상'의 발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겁니다.

이전에도 이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2건 있었지만, 모두 처벌은 불가능하다는 판결이 난 점도 주요했습니다.

이 당시 최종심까지 항소가 들어갔지만, 연방 대법원이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런데 이번엔 연방 대법원의 태도가 달라진 거군요.

금창호 기자

네. 연방대법원이 이 항소를 심리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4월 검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호니 교육당국은 이번 항소를 제기하면서 학교 밖에서의 발언 규제와 관련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교육계도 인터넷 시대, 그리고 원격수업 시대에는 학교 안과 밖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며 항소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기존 2심 판결로 인종차별 등 인터넷 상의 혐오표현조차 규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는데요.

학생들의 소통 방식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만큼,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향후 교육계에 미칠 파장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볼까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폭력 시위대가 미국 국회의사당을 점령했죠. 

미국 교사들이 이 내용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요.

금창호 기자

네. 보스턴글로브의 보도입니다.

메사추세츠 주 학교와 교사들은 정규 교과 진도를 잠시 중단하고 이번 폭력사태의 의미가 무엇인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고등학교 교사 마커스 워커는 지난해 있었던 흑인 인권 운동과 이번 폭력 시위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비교하며 비민주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학생들이 이해하도록 도왔고요.

폭력시위는 민주주의의 규범이 아니란 점을 명확하게 가르쳤습니다.

학교 관리자들도 이런 가르침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뉴튼 노스 고등학교의 헨리 터너 교장은 수업 내 토론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학생들과 꾸준히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문제가 되진 않나요?

금창호 기자 

교육자들도 그 부분을 걱정하지만, 그래도 이번 사안을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보스턴 교육감 브렌다 카셀리우스는 "정치적 당파성을 교실 안으로 끌어들여선 안 된다"면서도 "폭력사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학생들에게 교내식당이나 도서관을 습격하라고 하지 않는다"며 "정치적 의도를 배제하고 폭력 행동에 대해 논의할 방법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셀리우스 교육감은 일선 학교에 다양한 자료를 보내 학생들이 폭력 시위 사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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