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한 KT 주권, "실패 사례에 권리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인터뷰]

최익래 기자 2021. 1.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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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가 깜짝 놀랄 소식이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덤덤한 목소리였다.

9년만의 연봉조정이라는 강수를 꺼낸 주권(26·KT 위즈)은 권리 행사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KT가 협상 초기부터 설정한 2억2000만 원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주권은 목표액을 거듭 낮췄다.

주권은 2억5000만 원을 목표로 연봉조정 카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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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권. 스포츠동아DB
야구계가 깜짝 놀랄 소식이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덤덤한 목소리였다. 9년만의 연봉조정이라는 강수를 꺼낸 주권(26·KT 위즈)은 권리 행사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KBO는 11일 “주권이 2021년 연봉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KT 창단 후 최초이자 2012년 이대형(당시 LG 트윈스) 이후 9년 만에 나온 ‘사건’이다. KT가 협상 초기부터 설정한 2억2000만 원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주권은 목표액을 거듭 낮췄다. 결국 옵션을 포함한 금액까지 역제안했음에도 KT의 초안은 굳건했다. 주권은 2억5000만 원을 목표로 연봉조정 카드를 꺼냈다.

주권은 지난해 77경기에서 6승2패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홀드왕에 올랐다. KT 토종 투수 최초 타이틀 홀더다. 구단이 매긴 고과 1위에 올랐지만, 설정액과 선수의 기대치가 달랐다. 수년 전부터 구단이 정한 금액의 최대치를 제시하는 KT의 방침상 선수 입장에선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다.

12일 연락이 닿은 주권은 “구단과 등을 돌리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연봉조정이라는 제도는 선수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나와 구단이 아닌 제3자의 눈으로 내 가치를 평가받아보고 싶었다. 내 자신을 믿었다”고 밝혔다.

KT 입장에서도 연봉조정까지 가는 상황은 피하려고 했다. 연봉협상자와 따로 만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던 이숭용 단장이 주권은 따로 만났던 이유다. 주권도 “내 뜻을 존중해주신 이숭용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고민하던 중에 단장님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해주신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프로라면 누구나 더 큰 금액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주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힘든 시국에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해 목표액을 거듭 하향조정했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선수에게 부담스러운 카드임이 분명하다. 역대 조정위원회까지 거친 20명의 선수 중 승리한 이는 1명에 불과했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조차 7000만 원을 두고 구단과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패했다. 주권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활약을 했던 선배들이 패했다고 해서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고 거듭 말했다. 동료 선수들도 그의 뜻을 존중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주권 측 관계자 역시 이번 연봉조정 신청을 계기로 더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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