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고 싶냐고요? 애니메이션에 물어봐요"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어
의사 그만두고 美픽사 입사
토이스토리 등 제작에 참여
12일 화상으로 만난 김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고 고백했다. "저도 살면서 비슷한 과정을 겪었죠. 더불어 이 애니메이션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할거리를 남겨줍니다."
주인공 조는 꿈에 그리던 밴드와 연주하기로 한 날 맨홀에 빠지며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탄생하기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지구로 가는 통행증을 발급받는 곳이다. 조는 그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22와 함께 태어나기 전 세상과 지구를 오가며 그는 삶을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깨닫는다.
특히 조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무아지경에 다다르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 중 하나다. 김 애니메이터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자,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피트 닥터 감독님이 요구하는 수준이 굉장히 높았어요. 피아니스트를 초청해 연주를 보고 자세하게 공부했죠. 또 감정이 극에 달한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몇 번이나 수정과 재작업이 있었습니다. 빠르게 건반을 치는 모습을 일일이 한 장 한 장 작업했죠."
이 작품은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상찬을 받는다. 주인공 조는 백인이 아니라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흑인이다. 김 애니메이터는 "'소울'은 픽사의 문화적 다양성 정책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디즈니·픽사는 몇 년간 직원 구성뿐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얘기에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죠. 디자이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특히 의도치 않게 흑인을 희화화하는 부분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최근에도 인종 갈등이 있었던 만큼 이 영화가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길 바랍니다."
디즈니·픽사 대작이지만 이 작품도 결국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하지만 미국에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상영한다. 김 애니메이터는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는 영화관 상영을 기준으로 사운드·비주얼 등 디테일을 구성한다"며 "미국에서는 스크린으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한국 관객들이라도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해서도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종종 접하는 한국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요즘 재능 있는 분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젊은 분들 중에서 실력파가 아주 많아요. 애니메이션은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라서 앞으로도 결코 쉬운 분야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미래가 밝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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