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금리·약달러 기조 바뀌나.."연준 통화정책이 증시 분수령"[코스피 숨 고르기]
기업이익 개선·개인 매수세 탄탄..우상향은 유지 가능성
내일 파월 의장 연설이 글로벌 시장동향 가늠자 될 듯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코스피지수는 3.125.95로 마감해 어제보다 0.71% 하락했다. 2거래일 연속 약세장으로 마감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100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새해로 들어서자마자 3,200까지 돌파하던 기세가 급격히 꺾인 양상이다.
이 같은 증시의 급변은 그간 글로벌 증시를 끌고 왔던 유동성 장세가 곧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버트 캐플런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경기회복을 전망하며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사했다. 이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1일(현지 시간) 연 1.145%까지 올랐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10년물은 지난주만 하더라도 1%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영향에 뉴욕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그 여파가 코스피까지 끼쳤다는 해석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최근 증시는 기업 이익 개선, 경기회복 기대감뿐 아니라 막대한 유동성도 한몫했다”면서 “그런데 유동성을 공격적으로 풀었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테이퍼링이 몇 차례 언급되다 보니 시장 참여자들에게 생각보다 유동성 장세가 이른 시점에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고 설명했다.
달러 약세도 흔들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전일 90.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스위스프랑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11월 94 선에 있던 이 지수는 지난주 89.4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어제보다 2원 60전 오른 달러당 1,099원 90전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특히 한국 증시의 단기 급등도 이번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스피는 지난주 9.70% 오르며 10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주간 단위 상승률로는 2008년 10월 31일(18.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미국(1.82%), 대만(4.96%) 등의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경이 변화될 조짐을 나타내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 시장이 유독 크게 흔들리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대만 자취엔지수는 전일보다 0.36%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히려 2.18%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0.09% 올랐다.
이런 배경에 기관과 외국인이 우선 매도에 나섰다. 이날 기관은 1조 7,23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로, 총 6조 6,14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이날 6,202억 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저가 매수를 공략하며 2조 3,13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일 4조 4,921억 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이틀 연속 조 단위의 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7,376억 원), 삼성전자우(005935)(2,679억 원), 셀트리온(068270)(1,504억 원) 등의 순서로 많이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 과열을 식히는 단기 조정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의 이익 개선, 개인 투자자의 증시 참여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우상향의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2조 3,212억 원으로 사상 처음 70조 원을 넘겼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추세에서 변동성 확대는 조정 국면이 임박했음을 뜻한다”며 “하지만 미국 금리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심각한 악재가 될 시점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며 상승 과정 중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세를 흔들 수 있는 위협 요소가 적지 않아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미국 연준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완화적 입장 발언이 나오지 않을 경우 빠르게 달아올랐던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스탠스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14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세 아이 숨지게한 '낮술 운전자' 징역 8년…유족 '판사님 너무하십니다' 오열
- '문빠 2,000명뿐' 주장한 황교익 '그 정도 인간들에 文정부 휘둘리지 않아'
- 70만원짜리 애플 헤드폰 없어서 못 사네
- '아빠가 아이 던진 것 같다'…경찰, 아동학대 혐의 父 무혐의 처분 이유는?
- '섹스 앤 더 시티'가 돌아온다…50대 여성의 삶과 우정 다뤄
- '정인이 사건' 양부모 내일 재판… 양외할머니도 고발당해
- '호구 잡아' vs '돈 못 받은 내가 호구' 공군부대 '치킨 갑질 논란' 일파만파
- '고릴라도 코로나 걸린다'...美 동물원서 영장류 첫 감염 사례
- 박영선 장관 '눈물이 핑…'
- [팩트체크] '신체조종 당한다'...백신접종 괴소문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