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쌍용차 쟁의중지 각서 써라, 아니면 1원도 못준다" [이동걸 산은 회장 기자간담회]

임광복 2021. 1. 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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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 3년단위 조건도 걸어
"이번 기회 놓치면 회생 못해"
이달 항공사 기업결합심사 제출
"국민연금 합병반대 근거 없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이 "쌍용자동차 노조가 흑자 전까지 쟁의행위를 중지하겠다"는 각서를 써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와 진행하는 신규투자 유치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압박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이달 중 16개국을 대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을 위한 기업결합심사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오는 3월까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유럽연합(EU)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흑자 전 쌍용차 쟁의하면 지원 불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2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쌍용차 회생을 대주주인 마힌드라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가 신규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쌍용차가 흑자가 나기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 없이는 단돈 1원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쌍용차가 지원 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며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리고, 흑자가 날 때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기도 전에 매년 노사협상을 한다고 파업하며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심지어 그러면서 기업이 어려워지니 정부와 산은을 협박해 압력을 넣는 경우도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이번 투자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좋은 결실을 못 맺고 다시 한 번 부실화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쌍용차는 회생할 가능성이 없고 누구도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월 중 16개국에 기업결합심사

이 회장은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세계 16개국에 1월중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를 제출할 것"이라며 "항공업은 미국, 유럽 항공사 통폐합도 많고 뉴욕·런던 등 주요도시 취항 항공사 경쟁이 극심해 독과점 논란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세계 항공사 합병이 불허된 사례가 없고, 양사가 통합해도 세계 7위권에 불과해 합병이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기업결합심사 제출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세계 16개국이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한국 국적항공사 주력 노선이 대부분 싱가포르, 홍콩, 런던, 뉴욕 등 대도시여서 독과점 논란은 거의 없다"며 "많은 국가의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노선은 전체적으로 극소수여서 일부 조정을 거치면 결합심사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면서 체결한 7대 의무 사항 등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의결권 행사 기준을 사전에 공개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갖출 것"이라며 "일부 위원회는 우리 직원이 한명도 안들어가고, 들어가도 1~2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빅딜 반대 명분 퇴색"

이 회장은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 대해 의결권 반대의견을 낸 것과 관련, "국민연금 지분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데 반대의견을 낸 것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합병이 대한항공에 불리하다는 국민연금 주장은 근거가 있지 않다"며 "통합은 주주 가치 제고에 많은 효과 기대할 수 있어서 회사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이유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간 합병을 반대한 것은 명분이 퇴색됐다고 강조했다.

■현대중-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3월 말

이 회장은 오는 3월 말까지 유럽연합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심사를 승인받을 수 있게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유럽연합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됐지만 현대중공업이 노력 중이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이 유럽연합과 협상 중인데 인력감축 등은 논의되지 않는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일각에서 걱정하는 인력감축 등 생산능력 줄이는 방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생산능력 축소는 시장 내 공급을 줄여 경쟁당국이 우려하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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