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쌍용차 지원 이번이 마지막..파업하면 1원도 못준다"(종합)

이승현 2021. 1. 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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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 진행 중 조건부 자금지원 의사 공식화
"노사, 새 대주주와 결과물 내놔야"..쌍용차 "최선 다한다"
항공빅딜, 이달 중 16개국에 기업결합심사 신청
"키코 보상 없다..금감원, 법원 틀렸다고 해선 안 돼"

[이데일리 이승현 송승현 기자] “쌍용차가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받는 건 이번이 정말 마지막일 겁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돌입한 쌍용자동차에 대해 결국 추가 자금투입 방침을 공식화했다. 다만 쌍용차 노사에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쌍용차가 새 주인을 맞아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사업구상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산은은 또 쌍용차 노동조합에는 이해관계자로서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과 파업 등 쟁의행위 일체 금지를 요구했다.

결국 추가지원…“사업성 있어야”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대주주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와의 지분인수 협상이 성사되면 이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잠재적 투자자는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로 해석된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추가 투자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협상이 타결되면 잠재적 투자를 약속하고 그 과정에서 쌍용차 노사와 협의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12월 21일 외국계 은행 3곳의 채무(약 600억원)와 산업은행 채무 900억원, 우리은행 채무 75억원 등을 상환하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다만 통상적 회생절차가 아닌 ARS(자율구조조정지원 프로그램)를 신청했다. 법원이 주도하는 회생절차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음달 28일까지 이해관계자들이 논의할 수 있다.

산은 등 채권단은 현재 쌍용차와 마힌드라, HAAH 등과 함께 이른바 ‘4자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쌍용차 추가지원에 매우 부정적 입장이었다. 지난해 쌍용차의 기간사업안정기금 지원 요청도 ‘자격요건이 안 된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 주인을 맞게 되면 일정요건 충족을 전제로 다시한번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먼저 사업성 담보다. 그는 쌍용차에 대해 단순히 돈을 더 넣는다고 살아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해왔다. 그런만큼 이번에 “쌍용차 노사와 잠재적 투자자가 협의해 사업 존속을 담보할 만한 결과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산은은 새 계획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자금지원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노조에 단체협약 주기를 현행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리라고 했다. 이에 더해 노조가 흑자전환 전까지 쟁의행위를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 전에 매년 노사협상을 한다고 파업하는 등 자해행위가 많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노조에 이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써달라고 했다.

이 회장은 “사업성 평가와 함께 2가지 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주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이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말 마지막 단계”라고 했다.

쌍용차 사측 관계자는 “ARS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은)
국민연금·금감원에 불만의 목소리

이 회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인수 통합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이달 중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총 16개 국가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해외에선 (공정거래당국이) 일부 슬롯(특정시간 때 공항 이용권리)을 조정토록 한 적은 있지만 항공사간 결합 자체를 불허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이번 ‘항공빅딜’에 반대하는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선 불만의 뜻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은 사전실사가 없어도 아시아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번 통합으로 대한항공이 불리하다는 국민연금 주장은 근거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비판이 있다”고도 했다.

파생금융상품 ‘키코 사태’ 문제와 관련해선 금융감독원에 불편한 소리를 했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은 키코 피해 기업에 대한 자율적 보상에 나서고 있다. 산은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재차 못박았다. 당시 키코상품 판매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는 게 확고한 입장이다.

그는 금감원이 대법원 확정판결이 틀렸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 판정에 대해 법이 바뀌거나 법원 스스로 뒤집기 전에는 바꾸면 안 된다”며 “모든 일을 뒤집으면 어디까지 뒤집을 건가”라고 했다.

이와 함께 산은이 주요 기업 구조조정 외에도 혁신기업 등 미래성장산업 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성장은 수년간 공들여 추진해온 분야”라며 “올해에는 새로운 기업 발굴과 투자에 그치지 않고 혁신 스타트업 스케일업과 지원규모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선진국과 연계성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의 다양한 플레이어와 잘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이승현 (lee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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