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조세 전력기금, 文 공약 '한전공대' 설립에 투입한다

조양준 기자 2021. 1. 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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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운영 일부를 결국 사실상 준조세인 전력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를 포함해 에너지 전환에 따른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정권 역점 사업에 전력기금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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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개정 전기사업법 공포
전기요금서 3.7% 떼 쌓는 기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전남 나주 빛가람전망대에서 한전공대 부지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운영 일부를 결국 사실상 준조세인 전력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국민들의 전기 요금 중 3.7%를 떼 쌓는 전력기금이 결국 정권 ‘쌈짓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개정령은 전력기금의 사용처를 규정한 제34조의 내용 중 4호의 ‘전력산업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관리’ 부분을 ‘전력산업 및 관련 융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관리’로 확대했다.

시행령이 뒷받침되며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한전공대 설립·운영에 전력기금이 투입된다. 한전에 따르면 한전공대 설립·운영에 각종 부대 비용을 포함하면 개교 10년 후인 2031년까지 1조 6,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설립 비용만 6,210억 원이며 연간 운영비는 641억 원에 달한다. 한전은 자회사 10곳과 함께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를 분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비용 규모가 워낙 커 전력기금 사용을 요청했고 이번 시행령으로 지난해 말 기준 4조300억 원이 적립된 전력기금을 가져다 쓸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력기금 사용의) 법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력기금은 주로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등 공익 목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정부는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를 포함해 에너지 전환에 따른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정권 역점 사업에 전력기금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손실 보상에 전력기금을 활용한다는 또 다른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한전공대 조감도 /사진 제공=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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