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타고 인공와우 낀 인형, 신구대 아동보육과 학생들이 만들었어요

전아름 기자 입력 2021. 1. 12. 17:34 수정 2021. 1.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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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식 개선 인형' 특허 낸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동아리 '돌스(Dolls)'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인형은 인형인데 좀 남다르다. 어떤 인형은 휠체어를 탔고, 어떤 인형은 의족을 끼웠다가 뺄 수도 있다. 인공와우를 낀 인형도 있다. 이 인형의 정체는 뭘까? 바로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동아리 '돌스(Dolls)'에서 만든 장애인식 개선 인형이다. 

◇ 유아가 자연스럽게 장애인식 받아들이게 '스토리인형' 제작

신구대학교 아동보육학과 학생들이 만든 장애인식 개선 인형. 의족을 끼고, 휠체어를 탄 모습이다.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동아리 '돌스(Dolls)'
각각의 인형에 이름부터 장애유형, 좋아하는 것까지 각각의 스토리를 붙여 유아들이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동아리 '돌스(Dolls)'

돌스는 원래 양말로 촉감 인형을 만들어오던 동아리였다. 양말 인형을 만들어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어린이집에 방문해 학부모 대상 촉감인형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돌스는 "영유아 교육에 좀 더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장애통합어린이집연합회의 자문을 받아 장애인식 개선 인형을 만들기에 이른다. 

장애인식은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유아기 때부터 장애를 친숙한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누리과정이나 표준보육과정에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교수 방법이나 교육 자료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다. 이 사실을 안 학생들이 대안을 찾아낸 것이 바로 장애인식 개선 인형을 만드는 일이었다. 동아리 지도교수인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최명희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반편견 교육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성인이 전달하는 교육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인형으로, 유아가 인형에 감정을 이입해 놀다보면 인형의 느낌을 공유하고, 타인에 대한 존중도 스스로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돌스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의족으로 걷는 지체장애인, 인공와우를 쓰는 청각장애인, 다운증후군이 있는 지적장애인 총 4종을 개발 모델로 선정하고, 각각의 인형에 이름을 붙여 유아들이 친숙히 다가갈 수 있는 스토리도 만들어 냈다."

◇ "학과 졸업 후 아동 권리 등 인식 개선 분야에서 '창직'하는 인재 기대"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동아리 '돌스(Dolls)' 스토리 인형 제품 개발 회의 모습.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동아리 '돌스(Dolls)'

장애인식 개선 인형을 만들자고 결심한 게 2019년의 일. 하지만 인형 휠체어 등 보조기구 개발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난관에 부딪힌다. 다행히 신구대학교 창업보육센터와 상담한 후 학생들은 대학생들의 창업을 돕는 중소기업벤처부 예비창업 패키지 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돌스 동아리원과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들은 힘을 모아 장애인식 개선 인형 개발 계획서를 준비했다. 그 결과 2019년 중소기업벤처부 주관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의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스토리 인형'이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고 돌스는 45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았다. 

이후 신구대학교 아동보육학과 동아리 돌스는 사업자 등록증을 내어 회사를 창업한다. 장애인식 개선 인형은 어린이 제품 안전특별법에 의한 KC 인증도 받았다. 돌스 상표를 등록하고, '스토리인형' 특허 출원도 했다. 신구 엑스포에 참가해 샘플 휠체어와 장애 인형 1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성과를 냈으며, 영유아 장애인식 개선을 돕는 스토리인형 활용서 '돌스의 첫걸음'도 제작했다. 

'돌스' 동아리 회장인 신구대학교 아동보육학과 함세미 학생은 "제품을 개발하려고 시장조사를 하며 기존에 제작된 장애인형을 찾아봤는데,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만큼 관심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 사회가 장애아동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식 개선 교육과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미래 보육교사로서 더 많은 장애아동이 비장애아동과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접점을 만드는 교육을 제공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최명희 교수는 "대학은 한가지 직업만을 목표로 하는 '직업양성소'에 그쳐선 안 된다. 특히 아동보육학과라면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높고 넓게 가질 수 있는 안목과 소양을 얻는 곳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우리 과의 학생들이 졸업 후 보육교사나 사회복지사라는 이미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이를 위해 환경을 개선하거나, 아동 권리 존중 등 인식 개선에 기여하는 분야에서 자신만의 창직(創職)도 이뤄낼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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