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만난 홍준표 "빅3 다 출마해서 야당판 만들어야"
[경향신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12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회동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패한 뒤 벌어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홍 의원이었다.
나 전 의원과 홍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일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홍 의원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에게) ‘큰 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빅3(나경원·오세훈·안철수)가 다 출마해야 야당 바람이 분다’고 했다”면서 “보궐선거는 조직투표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조직투표를 돌파하려면 빅3가 다 출마해서 야당 판을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결심하시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 대표가 지금 뜨고 있는 건 서울시민들이 시장감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나 전 의원도 마찬가지로 시장감이 된다는 걸 인정받으면 충분히 돌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2월말이나 3월초에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언급하며 “서울시장과 홍 의원, 저의 인연은 많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당시 당 대표를 맡으셨던 홍 의원이 우리당이 정말 어려운 상황일때 제게 출마를 거의 강권하셨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께서 ‘출마 결심 잘했다. 꼭 열심히해서 당선하라’는 덕담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지난 연말 제게 씌워졌던 것들이 다 무혐의 결론이 났다”면서 “그래서 이제는 서울시민들께 제가 말씀드릴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13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나 전 의원도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단일화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벌써 그런 말씀을 드리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모든 국민이나 시민들께서 이번 선거가 결국 내년 대권과도 연관있는 선거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야권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결자해지’ 해야할 인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한 분은 박원순 시장을 만들어준 분이고, 또 한 분은 자리를 내놓으신 분”이라며 “저는 당의 권유에 의해 굉장히 어려울 때 출마한 사람인데 같이 결자해지로 묶는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1년 보궐선거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시장 재신임과 결부하면서 열렸다. 투표율 미달로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되면서 오 전 시장은 사퇴했고, 이로 인해 보궐선거가 열렸다. 이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고, 시민후보로 나선 박 전 시장에게 나 전 의원이 패배하면서 박 전 시장이 당선됐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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