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흑자 전 '파업 중지' 약속해야 지원"
"국민연금 '대한항공 반대' 의아"
[경향신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쌍용차 노사가 흑자가 나기 전에는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단체협상 유효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늘려야 산은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출입기자단과의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는 회생 가능성이 없고 어느 누구도 쌍용차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흑자를 내기도 전에 파업을 하고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자해 행위를 하는 것을 자주 봤다”면서 “사업성 평가와 함께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성사된 투자가 결실을 못 맺고 다시 한번 부실화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달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신청했다. 대주주 마힌드라는 잠재적 투자자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앞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정관 변경에 반대한 것에 대해서는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 가치가 많이 상승할 텐데 왜 반대 의견을 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결정을 합리적으로 하느냐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산은의 설립 목적에 ‘고용안정 촉진’을 추가하는 내용의 산은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대해서는 “고용안정 촉진은 단기적으로 이행하기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일로 일방적으로 산은법에 들어가는 것은 우려된다”면서 “고용안정 촉진을 ‘고용의무’ 조항으로 이해하게 되면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승인이 지연되는 데 대해서는 “올해 3월 말까지는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크 폐쇄, 인력 감축 등 생산능력을 줄이는 방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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