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참사 1심 무죄..법원도 안타까워했다
법원 "옥시 살균제와 달리
SK·애경 CMIT·MIT성분
폐손상과 인과관계 떨어져
현재로선 처벌 근거 약해"
檢 "두 사건 모두 항소할 것"
재판부는 "CMIT·MIT가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천식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인과관계를 전제로 하는 피해자들의 상해·사망 등 공소사실 관련 쟁점을 더 살펴볼 필요 없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 참사로 이를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깝다"면서도 "재판부가 2년여 동안 심리한 결과 CMIT·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았던 옥시의 PHMG 가습기 살균제와 성분·유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재판부로서는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적 원칙 범위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고는 앞서 같은 이유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실형을 받은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이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독 성분인 PHMG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제품에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법정에 나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 모씨 등은 선고에 대해 "어떻게 이런 판결이 나올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이날 재판부는 SK케미칼에 근무하면서 PHMG 제조·판매에 관여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받는 SK케미칼 전직 직원 4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두 사건 모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문가들이 엄격한 절차를 거쳐 심사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판정 결과를 부정했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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