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우클릭' 묘수일까 자충수일까

최형창 2021. 1. 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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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 진영과 접점 만들기에 돌입했다.

안 대표가 유족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 및 보수 지지층과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안 대표가 보수층을 의식한 나머지 너무 과도하게 우클릭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인이 자기 철학과 정치관에 따라 움직여야하는데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이다. 김 교수, 홍 의원 등은 일반 보수라기보단 극우에 가깝지 않은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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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홍준표 이어 피격 해수부 공무원 유족까지
보수진영 접점 만들고 국민의힘 단일화 의식한 행보
"과도한 우클릭은 안철수에게 마이너스" 지적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1일 부산에서 지난해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 진영과 접점 만들기에 돌입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과도한 우클릭으로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는 12일 소셜미디어에 전날 부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부산에서 지난해 9월 북한으로부터 피격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을 만나고 왔다. 안 대표는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유가족이 해양경찰·청와대·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는 모두 거부당했다”며 “사실을 호도하고 은폐했던 자들은 여전히 장관이고 청장이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왜 대한민국이 국민의 죽음 앞에서 손 놓고 있었는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가, 그런 정치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해수부 공무원의 아들을 껴안는 사진도 첨부했다. 북한군에 총격 살해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정부에서는 “월북 정황이 있다”고 규정했지만 야권에서는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안 대표가 유족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 및 보수 지지층과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보수 인사와의 접촉면도 늘리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만난 사진도 올렸다. 김 명예교수는 보수 진영 원로로 꼽히지만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분류되기도 한다. 안 대표는 김 명예교수로부터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사진 액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링컨 전 대통령의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다.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정권 심판용으로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 11일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났다. 홍 의원과 안 대표는 2017년 대선에서 경쟁했던 관계다. 이후에도 차기 대선을 목표로 정치행보를 펼쳤으나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로 방향을 돌리자 홍 의원은 “승부사 기질없이 착하고 순하게만 보이던 안 대표에게 그런 강단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변신”이라고 치켜세웠다. 홍 의원 입장에선 야권 대선 레이스에서 경쟁해야할 후보군 한 명을 덜어낸 셈이라 더욱 반색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아직 복당하지 않은 무소속이지만 보수 진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안 대표는 든든한 우군을 얻은 셈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갑)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났다. 뉴시스
하지만 이같은 ‘우클릭’이 안 대표에게 득 보단 실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안 대표가 보수층을 의식한 나머지 너무 과도하게 우클릭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인이 자기 철학과 정치관에 따라 움직여야하는데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이다. 김 교수, 홍 의원 등은 일반 보수라기보단 극우에 가깝지 않은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수부 공무원 유족을 만난 것은 잘한 면도 있지만 우클릭을 의식한 ‘극우’ 행보는 김종인 위원장에게 안 대표를 거부할 명분을 안겨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더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라며 “단일화를 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 나로 단일화해달라는 요구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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