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에 요양원을"..광주 고려인들, 모금운동 펼쳐

권경안 기자 2021. 1.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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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에 모인 고려인들과 아시아인들. /광주고려인마을

“고려인들이 모여 사는 연해주에 요양원이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일원에는 고려인 7000여 명이 살고 있다. 고려인마을로 불리는 이곳에서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고려인들을 위한 요양원을 설립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73명이 397만원을 모았다. 고려인 3~4세들이 대부분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고려인 전올가씨가 100만원을 성금으로 낸 것이 가장 많았지만, 대부분은 1~2만원이었다.

고려인마을 대표 신조야씨는 “고려인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 가운데서도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인들은 상부상조를 위한 공동체 ‘고려인마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연해주 현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 연락이 계기가 되었다. 우즈베키스탄 니자미 사범대학교 이한우 교수(한국어문학과)교수로부터였다. 우즈베키스탄 뿐 아니라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도 활동하는 이 교수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고령의 고려인들이 의료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요양원 설립의 필요성을 알리며 도와달라고 했다. 고려인들은 자체 라디오 방송(FM)과 교회모임 등을 통해 소식을 알리고 있다.

우수리스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12㎞쯤 떨어져 있다. 극동지역의 경제적 중심지이다. 이곳은 한인독립운동의 중심기지였다. 안중근, 최재형, 이상설 등 독립운동가의 연해주 거점이었다. 이 도시를 비롯한 연해주에는 2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살던 동포의 일부가 연해주로 재(再)이주하여 살고 있다. 1937년 소련의 강제이주명령에 따라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고려인들이나 그 후손들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인 신 대표는 “연해주에서는 고려인 자녀들이 해외로 돈 벌러 나가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은데, 요양원을 세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 기념사업’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아리랑요양원’을 세웠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인력을 파견해 고려인 동포를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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