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기원하는 신년맞이 한 그릇

2021. 1. 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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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루에도 수십 번의 덕담을 하며 지내는 요즘. 예전처럼 여럿이 왁자지껄 모여 음식을 나누며 새해의 안부와 건강을 다짐하지 못하지만, 각자 먹는 한 끼라도 신년 맞이 음식으로 소띠 해의 건강과 행운을 빌어본다.

▶부드럽지만 속 깊은 두부의 맛! 서초동 백년옥

과거 옥살이를 하고 나온 사람들은 두부를 먹었다. 하얀 두부의 이미지를 빗대어 백지처럼 하얗게, ‘처음처럼’ 새롭게 출발하라는 바람을 담은 관습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소화가 잘되면서도 즉각적으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의미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새해 벽두에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두부 전문 식당으로 유명한 백년옥을 신년에 찾아보자. 두부 부침을 비롯해 두부 전골(2만8000원), 두부 제육(3만5000원) 등 두부 요리를 비롯해 한 끼 가벼운 식사를 위한 몽글몽글한 하얀 자연식 순두부(1만 원), 얼큰한 뚝배기 순두부(1만 원), 야채두부 비빔밥(1만 원), 들깨 순두부(1만 원), 콩비지 찌개(1만 원) 등이 있다. 두부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 구성에 놀라는 곳이다. 더욱이 국내산 콩만 사용해 음식이 만들어지고, 기본 찬도 기대 이상으로 맛깔스러워 건강한 한끼를 먹었다는 뿌듯함은 덤이다.

자극적인 양념과 MSG 맛보다는 슴슴하면서도 재료의 맛이 잘 사는 메뉴들이 선사하는 풍미를 경험하면, 이곳이 왜 미쉐린 가이드의 빕 그루망 리스트에 4년 연속 선정되었는지 알게 된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7 시간 10:00~21:00(포장·배달 가능) 명절 휴무

▶메밀의 찐 맛 광화문미진(압구정)

1950년대부터 시작한 메밀전문점으로 쫄깃한 메밀국수와 진한 육수 맛이 제대로인 곳이다. 추운 겨울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온모밀이 굿 초이스. 음식이 나오자마자, 입에 넣은 뜨근한 국물이 가슴 깊은 속까지 훈훈한 온기로 금세 몸을 데워준다. 국물 맛 가득 배인 유부 한 조각 넣어 돌돌 말은 국수를 입에 오물거리다 보면 찰진 식감에 미진의 메밀이 왜 유명한지 알 수 있게 된다. 메밀의 식감과 낭창낭창한 찰기는 잘 우린 국물 맛과 어우러져 흡족한 한끼를 선사한다. 온메밀(9000원), 비빔메밀(9000원), 판메밀(9000원)이 있고, 일반 메밀 전문점에서는 누릴 수 없는 고기 메뉴가 있다는 점 또한 특징이다. 각종 부위가 나오는 소 한 마리(900g 4만9000원), 생삼겹살(180g 1만3000원) 등의 생고기를 불판에 노릇노릇 구워, 메밀과 함께 먹는 궁합이 끝내준다(후식 메밀 4000원).

위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34길 16 1층 시간 10:00~22:00(코로나19 영업시간 21:00로 단축, 포장·배달 가능) 명절 휴무

▶속이 꽉 찬 만두에 담긴 맛과 복 대치동 창포

새해 명절 음식으로 만두를 빼놓을 수 없다. 손맛 가득한 만두가 생각날 때 들를 수 있는 오래된 만두집, 대치동 창포가 있어 다행이다. 1990년대부터 이곳을 지키며 손만두 맛집으로 따라붙은 유명세가 여전하다. 속이 꽉찬 창포만두(1만500원)는 이곳의 대표 메뉴로 다진 고기, 부추, 두부 등 국내산 재료와 직접 만든 만두피로 직접 빚은 만두를 낸다. 사골 국물 맛 진하게 우려낸 만두국(9000원) 한 그릇이 겨울철엔 인기다. 큼지막한 만두가 꽤 푸짐하게 들어간 한 그릇은 혼밥으로 먹기 좋고, 두세 명 함께 식사를 한다면 만두전골(3만5000원)을 추천한다. 만두와 푸짐한 야채, 버섯들이 바글바글 끓어오를 때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만두가 제 맛이다. 양파 절임이 들어간 양념 간장을 살짝 얹어 먹고, 야채들이 제대로 익어갈 즈음 칼국수까지 끓여 먹으면 풀코스 식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푸짐한 한끼를 먹을 수 있다. 만두와 만두 전골 모두 포장이 가능해, 집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이곳의 막국수와 코다리찜도 입소문이 난 메뉴기도 하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62길 19 시간 11:00~22:00(코로나19 영업시간 21:00로 단축·포장·배달 가능)

▶새해 병마를 쫓아주는 단팥 파워 세곡동 홍팥집

예로부터 붉은 색이 잡귀를 쫓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동짓날 팥죽을 먹어 새해를 준비하는 선인들처럼 아직 새해를 맞을 준비가 안된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모두 따끈한 팥죽집을 찾아보자. 홍팥집은 문정동에서 1호점에서 시작한 팥 전문 디저트 숍으로 단팥빵, 단팥죽, 팥빙수를 직접 제조해 판매한다. 무덤덤해 보이지만 뜨거운 열을 가득 품고 있는 진한 팥색의 죽을 후후 불어 먹다 보면 속부터 은근하게 후끈함과 기분 좋은 달큰함으로 가득 찬다. 국내산 팥으로만 만드는 전통 가마솥 단팥죽(4500원)의 큼지막한 떡과 가볍게 알알이 씹히는 팥의 식감을 혀 끝으로 느끼다 보면 금세 한 그릇이 비워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도 지나칠 수 없는 메뉴. 뽀얀 순백의 찐빵도 좋지만 달콤한 팥과 궁합이 좋은 쑥 찐빵(2000원)은 겨울철에만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이다. 진한 커피 한 잔과 찐궁합을 자랑하기도 한다. 생크림 단팥빵(2500원), 크림치즈, 단팥 앙금, 복분자 앙금 3가지 종류의 앙금빵(개당 1500원)이 있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헌릉로 570길 34 1층 시간 11:00~21:00(포장·배달 가능)

[글과 사진 최유진(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62호 (21.01.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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