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life 제762호 (21.01.12) BOOK

2021. 1. 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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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기업과 싸우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패배한다 『빅니스』

팀 우 지음 / 노은경 옮김 / 소소의책 펴냄
엄청난 부와 사적 권력의 집중 현상. 30여 년에 걸친 세계화라는 실험의 결과를 팀 우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렇게 분석한다. 실제로 농업, 금융, 제약, 기술 등 각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진행된 통합과 합병의 결과로 탄생한 독점과 과점기업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인류는 대헌장(마그나카르타), 미국 헌법, 리스본 조약(EU 통합을 위한 개정 조약), 유엔 헌장을 만들어내면서도 사적 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저자는 고삐 풀린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패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오늘날 반독점 기업과의 전쟁이 어려운 이유는 거대 기업들이 정치적 영향력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에서 이들 기업은 ‘국가 대표’로 간주되며, 국가는 이들의 지구 정복을 독려한다. 어느 국가든 외국의 공룡기업은 두려워하지만 우리 것은 좋아하고 아끼는 경우가 많다. 한때 파시스트에게 지배당한 독일과 일본, 그리고 그들 정부와 사적 독점 기업 간에 이루어진 긴밀한 동반자 관계가 남긴 뼈아픈 교훈도 짚어본다. 나치 경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기업으로는 크루프 군수회사, 지멘스 광산업, 독가스 제조업체인 화학회사 IG 파르벤 등이 있었다. 독일이 카르텔을 받아들인 대가는 컸다. 경제 공황을 더 극심하게 만들었고, 히틀러의 권력 집중에도 중공업계가 조력했다. 괴물처럼 권력이 커진 나치는 결국 이들 기업에 개입해 군수물자를 만들게 했고 사실상 ‘국가의 무기’가 됐다. 이 책은 탁월한 독점주의자였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가 신하에게 카드의 수입과 판매 독점권을 준 사건, 미국의 독립혁명을 촉발시킨 영국 동인도회사의 차 수출 독점권 등 독점과의 전쟁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가 현시점에 이 책을 쓴 이유는 거대 기술기업에의 문제제기일 것이다. 미국은 1980~90년대 IBM과 AT&T,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해체했다. 이로 인해 큰 경제적 기회와 혁신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이 반독점적 전통은 거의 사라져버린 상태다. 인터넷의 속도로 움직이고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는 독점이 허용되지 않을 것 같았다. 새로운 회사들은 모든 인간에게 달콤한 맛, 밝은 빛, 선의를 퍼뜨리는 데 헌신했다. 정보에 접근하고(구글), 싼값에 책을 사고(아마존), 전 세계적 공동체를 만든다(페이스북). 비용도 대부분 무료다. 비난의 사각지대에서 이들은 개방적인 혼란의 시간을 통과했다. 2010년대가 됐는데도 이들은 살아남아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구축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단돈 10억 달러에 인수한 사건은 상징적이다. 이들은 경쟁자가 나타나면 집어삼켰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자는 고전적인 해답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반독점 프로그램과 독점으로 발생한 수익의 재분배다.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후 우리는 이미 큰 교훈을 얻었다. 광고의 역사를 돌아보며, 소셜 미디어가 독점할 광고의 미래를 경고했던 역작 『주목하지 않을 권리』에 이어 그는 다시 한번 기술 기업을 향해 쓴소리를 한다.

▶자존감을 좌우하는 건 사랑이다 『사랑 수업』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펴냄
“낮은 자존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인생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제대로 된 사랑과 지지를 받아본 경험이 없거나 적다는 점이다.” 2016년 출간돼 밀리언셀러가 된 『자존감 수업』의 저자 정신과전문의 윤홍균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의 자존감 주치의가 됐던 그가 이번에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아픔,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전작이 ‘나’를 사랑하는 법을 다뤘다면 4년 만의 신작은 ‘나와 타인을 모두’ 사랑하는 법을 일러준다. 작가는 서문에서부터 “오랫동안 내게 사랑은 복잡한 감정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어른이 되면서 자주 외롭다고 느꼈지만 구속받는 게 싫었고, 무관심은 서운한데 과한 관심은 버거웠다”라고 털어놓는다. 중년이 된 지금도,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 속사정을 들을 때도 힘든 일은 대부분 사랑 때문이었다. 저자는 “스스로 아무리 자존감을 끌어올려놔도 사랑이 무너지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자존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좌우하는 핵심은 바로 사랑”이라며 다양한 관계에서 주고받는 사랑 경험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 중요성에 주목했다. 저자는 ‘안정된 애착’을 가지도록 돕는 데 초점을 뒀다. 그는 “모든 성공의 기저에는 ‘주체적인 사랑’이 숨어 있다”라고 조언한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62호 (21.01.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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