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동결자금 이자 받겠다"..선박 억류는 장기화

최경민 기자 2021. 1. 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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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선박 억류' 사태가 장기화될 태세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최 차관은 우선적으로 이란에 억류된 우리 선박, 우리 선원 및 제3국 국적 선원의 조속한 억류해제를 바란다는 우리 측의 입장을 강력하게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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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란 측 "억류는 사법절차..동결자산이 양국관계 걸림돌"
[인천공항=뉴시스]박진희 기자 =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9일 오후 이란에 나포·억류된 한국 국적 선박과 선원의 조기 석방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전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 차관은 내일(10일) 0시3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이란(테헤란)으로 갈 예정이다. 2021.01.09. pak7130@newsis.com

이란의 '선박 억류' 사태가 장기화될 태세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이란에서 현지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했지만, 양측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란 측은 '70억 달러 동결자금'의 '이자'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전날 이란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외교 고문인 카말 하르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지난 10일 회담을 가졌던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정무차관과는 오찬을 나누며 다시 한 번 접촉을 시도했다. 최 차관은 이밖에도 압돌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만났다. 최 차관은 이날 늦은 오후 이란을 출국해 카타르로 향할 때까지 법무부 차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등 현지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더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에 억류 중인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귀환을 위해 전방위적인 면담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최 차관은 우선적으로 이란에 억류된 우리 선박, 우리 선원 및 제3국 국적 선원의 조속한 억류해제를 바란다는 우리 측의 입장을 강력하게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란 측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이 부분이 기술적인 요인(해양오염에 따른 억류)이라고 한다면, 그 기술적인 요인에 해당되는 채증자료라든가 증거자료도 조속하게 제출하여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 차관과 외교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란 측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박 억류에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조속한 억류해제를 요청하고 있는데 비해 이란 측은 '순수하게 기술적 사안'이라며 '기본적으로 정해진 사법적 절차가 있다'고 답하고 있다. '이란 내 사법절차를 기다려달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의 석유대금 70억 달러' 문제도 여전하다. 이란 측은 이 자금을 활용해 코로나19(COVID-19) 백신 공동 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서 백신을 구매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자산 동결이 일어날지 여부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10억 달러 가량으로 의료장비를 구매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최 차관과의 면담에서 우리 선박 억류와 관련해 "사법적 규제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술적 문제"라면서도 "한국 내 동결자산은 양국관계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최 차관을 만났던 헴마티 총재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한국 내 동결자산과 관련해 "이자를 받지도 못했다"라며 "이란은 이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최 차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동결자산을 활용한 물품 구입 외에 '이자'까지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셈이다.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여전한 가운데, 선원들은 현재 이란 반다르아바스에 억류돼 있다.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외교당국이 직접 확인했다. 최 차관은 선장과 직접 유선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선장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억류 상황의 종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지 파견 영사를 통해 모든 조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한다. 건강한 모습으로 조속히 뵙기를 고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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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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