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한텐 훈장도 안 받을래!" 美자유의 메달 거부한 NFL 감독

임규민 기자 2021. 1. 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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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0일 미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서 열린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대 로스앤젤레스 램스 경기 후반전 중 지시를 내리는 빌 벨리칙 감독. /AP 연합뉴스

미 프로풋볼(NFL)의 전설적 감독 빌 벨리칙(68)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여하기로 한 자유의 메달 수훈을 거부했다. 자유의 메달은 미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CNN은 12일(현지 시각) 빌 벨리칙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감독이 자유의 메달 수여 거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벨리칙 감독은 이날 메달 수여식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메달을 받기로 했다.

벨리칙 감독은 전날 성명에서 “최근 자유의 메달을 수여할 기회가 주어졌으나, 지난주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고 이 상을 받으러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난 내 나라의 가치와 자유, 민주주의를 숭상하는 한 시민”이라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비극적 사건’은 지난 6일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무단 침입 사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트럼프는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의회로 행진할 것이다.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선동했고, 결국 사상 초유의 의회 내 무력 시위로 5명이 숨졌다.

벨리칙 감독은 “난 내 가족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모두를 대표한다”며 “나 개인이 상을 받는 일보다 내 팀·나라·국민에 충실히 정의·평등·인권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훨씬 값질 것”이라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벨리칙 감독은 NFL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볼 최다 우승 감독으로 역사상 최고 감독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가 2000년 감독으로 부임한 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수퍼볼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6회)을 세웠다. 현재 NFL 최장 기간 현역 감독이기도 하다.

앞서 그는 트럼프의 막역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었다. 2016년 대선 당시 그는 트럼프 지지 서한을 보낸 뒤 기자들에게 “우리 우정은 오랜 세월을 거슬러 가야한다. 도널드와 우정을 간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자유의 메달은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 스포츠 분야 등에서 뚜렷한 공헌을 남긴 미국인에게 수여된다. 트럼프는 의회 침입 사태 다음날인 지난 7일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과 살아있는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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