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만드는 가스 잃으며 '죽음' 향하는 90억광년 밖 은하 관측

엄남석 2021. 1. 12. 15: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은하는 별을 만들지 못하면 죽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불분명했는데, 지구에서 약 90억 광년 떨어진 초기 우주에서 별을 생성하는 연료인 차가운 가스를 급격히 잃으며 '죽음'으로 향하는 은하가 처음으로 관측돼 학계에 보고됐다.

조수 꼬리는 두 은하가 합쳐질 때 별과 가스가 길쭉한 흐름을 형성하며 은하 간 우주로 이어지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먼 은하에서는 너무 희미해 잘 관측되지 않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은하간 합병 가스방출 촉발..수천만년 내 별 생성 연료 고갈
가스를 방출하는 ID2299 은하 상상도 [ESO/M. Kornmesser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은하는 별을 만들지 못하면 죽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불분명했는데, 지구에서 약 90억 광년 떨어진 초기 우주에서 별을 생성하는 연료인 차가운 가스를 급격히 잃으며 '죽음'으로 향하는 은하가 처음으로 관측돼 학계에 보고됐다.

유럽남방천문대(ESO)와 영국 더럼대학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외부은하센터(CEA)의 안나그라치아 푸글리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은하 ID2299가 절반 가까운 가스를 방출하는 것을 관측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발표했다.

이 은하에서는 태양과 같은 별을 연간 1만 개 만들 수 있는 양의 가스가 은하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와함께 은하 중심에서는 우리 은하의 수백 배에 달하는 속도로 많은 별이 만들어지고 있어 앞으로 수천만 년 안에 가스가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우주 나이가 약 45억년 쯤 된, 인간의 나이로 따지면 청소년기에 벌어진 일이다.

연구팀은 두 은하가 충돌해 ID2299로 합쳐지면서 은하 간 중력 작용으로 전체 가스의 46%가 은하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천문학자들은 가까운 우주에서 별을 새로 만들지 못하고 늙은 별만 가진 죽은 은하를 많이 관측했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상태에 이르게 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시뮬레이션 상으로는 은하 중심의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거나 강력한 별이 생성되면서 만들어진 바람이 가스를 은하 밖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것으로 분석돼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은하 간 합병도 거대한 가스를 은하 밖으로 빠져나가게 해 별 생성을 중단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새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가스 방출과 이른바 '조수 꼬리'(tidal tail)가 같은데서 은하 간 합병의 단서를 찾았다. 조수 꼬리는 두 은하가 합쳐질 때 별과 가스가 길쭉한 흐름을 형성하며 은하 간 우주로 이어지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먼 은하에서는 너무 희미해 잘 관측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그러나 은하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가스 흐름이 처음 시작돼 상대적으로 밝을 때 이를 포착함으로써 조수 꼬리와의 상관성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블랙홀이나 별 생성이 만드는 바람과 조수꼬리가 매우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면서 먼 은하의 바람을 밝혀낸 이전 연구팀 중 일부는 은하에서 방출되는 조수 꼬리를 관측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칠레 북부 사막에 설치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간섭계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를 활용해 100개가 넘는 은하의 차가운 가스를 관측하다가 가스가 방출되는 현상을 포착했다.

ALMA가 ID2299를 잡은 것은 불과 수분에 그쳤지만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 준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ALMA를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ID2299에서 방출된 가스의 특성을 추가로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omns@yna.co.kr

☞ "친구가 사라졌어요" 찾고 보니 친구 남편이 호텔서…
☞ "이런 뱀 처음" 올가미 만들어 수직이동…괌 초토화
☞ '개천용'에 쌍룡 떴다…정우성 대타에 이정재 특출
☞ 낮술운전해 6살 숨지게 한 50대…법원 "상황 종합해서…"
☞ 신안 청정해역 뒤덮은 중국발 괭생이모자반 어쩌나
☞ "이루다 개발사, 연인간 성적 대화 돌려보며 'ㅋㅋ'"
☞ 백두산 호랑이에 공격받은 러시아 남성 숨진 채 발견
☞ 금메달 기쁨도 잠시…부친상 소식에 오열한 김원진
☞ 자동차가 끄는 썰매 탄 꼬마, 지나던 차량에…'아찔'
☞ 코로나 격리 병사, 담배 못 참고 탈출하다 3층서 추락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