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6이 뭐길래.. IT업계 직원 잇단 죽음에 중국 발칵

오로라 기자 2021. 1. 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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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 본사 건물들이 늦은 시간에도 야근하는 직원들이 많아 불이 밝게 켜져 있다. /웨이보 캡처

지난 9일 중국 3위의 온라인 쇼핑 업체 ‘핀둬둬’의 20대 직원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작년 대학을 졸업하고 이 회사 핀테크 사업부 개발자로 취직한 이 직원은 입사 이후 한 달에 고작 이틀을 쉬며 일해왔다. 중국 언론들은 11일 “이 직원은 투신 직전까지도 회사 메신저로 업무 지시 사항을 확인하고 있었다”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 열하루 전인 작년 12월 29일엔 같은 회사의 22세 직원이 귀가하던 중 급사했다. 사인은 과로였다.

중국에선 새해 벽두부터 IT 업계의 ‘과로 문화’가 핫이슈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공간에선 “996·715·007′ 근무 행태를 정부가 막아달라”는 IT 업체 직원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996·715·007′은 각각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근무’ ‘주 7일 일평균 15시간 근무’ ’24시간 주 7일 근무’라는 뜻으로, 2010년대 이후 초고속 성장을 질주해온 중국 IT 산업의 과중한 업무 환경을 상징하는 신조어들이다.

황정 핀둬둬 창업자/웨이보 캡처

특히 비난의 화살은 중국 3위의 갑부인 핀둬둬 창업자 황정(黃錚)에게로 향하고 있다. 작년 10월 황정은 “전 직원이 ‘크런치모드(목표 달성을 위한 초과 근무 기간)’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부 직원들의 폭로에 따르면, 상하이 본사 직원들은 월 300시간의 근무시간을 채워야만 근무 기록 웹페이지에서 ‘당신은 본분을 다했다’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시간을 못 채우면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황정에 대한 반감은 1세대 IT 창업자들에 대한 분노로도 확산하고 있다.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 중국 유명 IT 기업 중에 996을 안 하는 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젊은 나이에 996을 할 수 있는건 여러분의 복”이라고 했던 2019년 4월 발언이 다시 회자되며 뭇매를 맞고 있다. 996의 창시자로 통하는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도 비난받고 있다.

관영 신화망은 핀둬둬 젊은 직원들의 잇따른 사망 사건에 대해 “기형적인 초과 근무 행태는 반드시 억제되야 한다”는 평론을 내놓았다. “996은 노동법 위반”이라면서도 이 문제에 개입을 꺼려왔던 중국 정부가 변화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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