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만난 나경원, '결자해지 3인방' 거부..판 커진다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 나 전 의원은 10년 전 자신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웠던 홍준표 전 대표를 만나며 승부 의지를 다졌다.
이로써 2011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될 때 '물러난 시장'(오세훈)과 '양보한 주자'(안철수), '패배한 맞수'(나경원) 모두가 결자해지(일을 만든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뜻)에 뛰어든 셈이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당시 어려운 때 당을 위해 출마한 사람인데 같이 결자해지로 묶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출마를 공식화한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홍 전 대표와 오찬을 함께 했다.
홍 전 대표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보궐선거는 조직투표인데 더불어민주당의 조직투표를 돌파하려면 빅 쓰리(나경원, 오세훈, 안철수)가 다 출마해서 야당판을 만들어야겠다"며 "그래서 결심 하시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지금 뜨고 있는 건 서울시민들이 서울시장 감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나경원 대표도 마찬가지로 서울시장 감이 된다는 걸 서울시민들한테 인정받으면 충분히 돌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은 이명박 대통령 이래 서울시민들이 차기 지도자로 본다"며 "잔잔한 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차기 지도자감이 된다는 걸 서울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게 그렇게 처신하고 정책을 펴나갔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지난 연말을 기해서 여러가지 저에게 씌워진 것들이 다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이 났다"며 "이제는 서울시민께 제가 말씀드릴 때가 됐다 이렇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화에는 "벌써 그런 말씀을 드리는 건 맞지 않는거 같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의미가 단순히 시장 자리만을 보는 그런 선거는 아니다. 결국 내년 대권과도 연관있는 그런 선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야권의 승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맞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이 '결자해지 멤버'로 묶이는 것은 거부했다.
나 전 의원은 "한 분(안철수)은 박 시장을 만들어주신 분이고 한 분(오세훈)은 자리를 내놓으신 분이고, 저는 사실 당시 당의 권유에 의해 굉장히 어려운 때 당을 위해 출마한 사람인데 같이 결자해지로 묶는 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제17~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로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대여투쟁을 주도했다.
서울시장 도전은 2011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파문으로 오 전 시장이 물러나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으나 46.2% 득표율로 고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검찰에서 가족 관련 의혹 등이 모두 무혐의로 처리되면서 한결 부담을 덜었다. 이달 5일에는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에 가족들과 함께 출연해 '따뜻한 엄마' 이미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주에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국민의힘 경선후보 접수가 시작되기 전인 17일까지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경선에 나선다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 일정에 맞춰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은 없다. 이 때문에 오 전 시장도 결국 선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단일화 방식이 안갯속인 가운데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단일화 협상'이 3월에 진행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은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비공개 석상에서도 안 대표 중심으로 야권 후보 경선 논의가 흐르는 것에 강한 불만과 경고를 보냈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는 안 대표에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라며 "누가 자기를 단일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단일후보라고 얘기한 거 아닌가. 정신적으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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