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영토분쟁] 3개 지자체, '2호 방조제' 놓고 평행선

이경재 호남본부 기자 2021. 1. 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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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치열한 새만금 '1·2호 방조제' 관할권 논리 싸움
"저마다 우리 땅"..김제시 '수성' vs 군산·부안 '공세'
"해상 경계선" vs "하천 중심선" vs "과거 부안 어선"

(시사저널=이경재 호남본부 기자)

전북 새만금에 인접한 군산·김제·부안 등 3개 시군은 그간 바다를 메워 육지가 된 새만금 내부의 많은 면적과 노른자위를 차지하려고 '논리 싸움'을 벌였다. 특히 새만금의 노른자위 땅을 얻게 되는 2호 방조제를 차지하기 위한 논리 다툼이 치열했다. 끝내 이들 지자체는 이해 충돌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법적 분쟁으로까지 치달았다. 

새만금 방조제 관할 논란은 지난 2009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신규 매립지에 대한 관할구역 결정 권한을 행정안전부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각 지자체에서는 저마다의 관할권 논리를 내세우며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새만금 내부 토지이용 계획도 ⓒ새만금개발청

'엇갈린' 관할권 결정 기준 

군산시의 논리는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지형도상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관할권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제시는 신규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등을 고려해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천 중심선'을 기준으로 바다를 접하도록 하고, 부안군은 과거 부안 어선이 신시도 앞까지 어업 활동을 했던 점 등 역사성과 관리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3시 30분 대법원 2호 법정. 지난 2015년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의 새만금 1·2호 방조제 행정구역 관할 결정에 반발해 군산시, 부안군이 제기한 새만금 방조제 일부 구간 귀속 지방자치단체 결정 취소소송 첫 변론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지 5년 만에 열렸다.

이날 변론에 나선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은 수많은 입증자료를 수집·정리해 비교우위를 내세우며 난타전을 펼쳤다. 군산시는 '행정·효율성'을 , 김제시는 '접근성·역사성', 부안군은 '근접 및 행정 편의성'을 각각 강조했다. 이들 3개 지자체가 2호 방조제를 차지하기 위한 '수(手)'가 읽히는 대목이다. 

大法 변론 기일에 '난타전'

이날 군산시는 "그동안 각종 인허가와 행정서비스, 기반시설(전기·수도·가스·통신)을 군산시에서 제공하고 있다"면서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에 있어 우선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산시에서 고군산군도·신항만과 함께 새만금 방조제를 일괄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군산~새만금 철도·항만·공항 등의 기반시설이 조성됨에 따라 접근성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만금 2호 방조제와 연결된 비안도 및 가력도가 군산시 행정구역으로서 이곳에 시민 360여명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는 점도 관할권 논리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제시는 "만경강·동진강으로 이루어진 자연적 경계와 최근 개통된 동서도로 등 인공구조물에 의한 경계, 육지와 연결되는 형상, 토지의 효율적 이용, 해양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2호 방조제 관할권은 김제가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김제시는 "새만금 관할이 기존 해상 경계대로 결정되면 김제는 바다와 함께 해양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며 "바닷길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새만금 2호 방조제를 김제시로 관할구역 결정한 것은 일제 청산 차원의 역사성과 서울 등 내륙의 지역에서 새만금 방조제까지 3시간 이내 도달할 수 있는 접근성 및 연결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합당하다"고 반론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안군은 1·2호 방조제와 가장 근접함을 부각하는 데 애를 썼다. 부안군청, 주민센터 등 지자체 핵심시설이 방조제와 가까워 효율적인 행정처리가 가능한 점을 내세워 1·2호 방조제의 관할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1·2호 방조제와 접한 관광레저용지·국제협력용지에 대해 새만금 기본계획상 순환링 도로 및 수상교통망 연결은 물론 동서·남북도로를 통한 경계구별이 용이해 질 수 있다"며 "다양한 자료 제시를 통해 양 방조제 간 연계 시 매립지 활용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을 중점 설명했다.

이들 지자체 간 신경전도 뜨겁다. 최근 김제시가 지난해 11월 완공된 새만금 동서도로 시작점이 2호 방조제인 만큼 이 도로 관할구역(행정지번)을 김제로 해 줄 것을 요구하자, 군산시는 대법원 최종판단이 나올 때까지 행정구역 결정을 늦춰야 한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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