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능욕'은 범죄..알페스→몰카 논란, 소비자니까 괜찮아? [이슈와치]

송오정 2021. 1. 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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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랜드 멤버 낸시가 흘린 눈물에, 보다 성숙한 팬 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1월 11일 모모랜드 멤버 낸시가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및 합성 사진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지인 능욕이란, 지인의 얼굴과 성적인 영상물을 정교하게 합성(딥페이크)하거나 지인을 성적대상화해 사진과 신상과 함께 유포하는 범죄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왜, 지인 능욕은 범죄라는 것을 알지만 고수위 알페스, 몰카, 합성물은 '음지 문화'란 이름으로 소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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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송오정 기자]

모모랜드 멤버 낸시가 흘린 눈물에, 보다 성숙한 팬 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1월 11일 모모랜드 멤버 낸시가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및 합성 사진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낸시 소속사 MLD엔터테인머니트 측은 "당사는 경찰 및 해외 사법 기관과 수사 공조로 불법 촬영자와 최초 유포자를 비롯해 이를 유포하는 모든 이에게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음란물 유포죄와 인격권 침해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 등을 예고했다.

현재 낸시는 불법 촬영에 이어, 해당 합성사진 피해로 큰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이외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SNS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성적으로 소비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몰카는 기본, 합성 사진을 넘어 딥페이크 영상까지 만들어져 유포되고 이를 발견한 누리꾼이 해당 계정 혹은 사이트를 신고하는 굴레가 연일 반복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페스'란 이름으로 성적 소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청원에 등장하며 수면 위로 오른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에는 과거엔 팬픽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픽션도 포함된다. 모든 알페스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멤버 '케미'를 넘어, 과도한 고수위의 창작물이 문제가 된다.

일각에서는 알페스, 몰카, 딥페이크 등 일련의 논란을 'N번방' 사건과 동일 선상에 두기도 한다. 권력형 성 착취물 사안보다는 '지인 능욕'에 빗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지인 능욕이란, 지인의 얼굴과 성적인 영상물을 정교하게 합성(딥페이크)하거나 지인을 성적대상화해 사진과 신상과 함께 유포하는 범죄를 이야기한다.

지인에서 연예인으로 대상만 달라졌을 뿐, 알페스·몰카 등 성적 대상화는 지인 능욕이란 범죄와 닮아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의 사진과 신상이 털린 채, 성희롱과 음란글이 버젓이 판치는 것은 분명 성범죄다. 그렇다면 왜, 지인 능욕은 범죄라는 것을 알지만 고수위 알페스, 몰카, 합성물은 '음지 문화'란 이름으로 소비될까.

대상이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소비'라는 이름은 자신의 범죄와 도덕성을 둔하게 만들었고, '방관'은 이들의 '소비'를 부추긴다. 성희롱이 '문화 소비'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안일한 성 의식과 성숙하지 못한 팬 문화에서 발생한다.

물론 2차 창작물, 팬덤 문화 모두를 범죄라고 단정 짓는 것은 비약적 주장이다. 그러나 행사장 무대 위 가수를 몰래 찍은 사진과 대기실에서 쉬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사진이 다르고, 열정에 반짝이는 눈빛을 확대한 사진과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한 사진은 다르다. 내가 '소비'란 이름의 성희롱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필터'가 갖춰진다면 지금보다 더욱 성숙한 팬덤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사진=모모랜드 낸시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SBS 제공)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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