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GG 도전장' NC 노진혁 "김하성이라는 벽이 사라졌네요" [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1. 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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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NC 노진혁. 이석우 기자


NC 주전 유격수 노진혁(32)은 팀의 숨겨진 입담꾼이다.

노진혁은 지난 시즌 골든 글러브 수상에 대한 열망을 소심하게 드러내면서 “(김)하성이가 메이저리그에 가면 도전해볼 만하다”라며 내심 미국행을 바랐다. 이 말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하없노왕(김하성이 없으면 노진혁이 왕이다)’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리고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면서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인 김하성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뒤를 누가 이을지 의견이 분분했다.

노진혁은 새해를 맞이해 김하성의 빈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 엄청난 벽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좋게 본다”면서 “하성이가 없어졌다고 해서 내가 골든글러브를 당연히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보다는 좀 더 잘해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이번 시즌이 ‘기회’라는 것은 느끼고 있다. 노진혁은 “딕슨 마차도(롯데), 오지환(LG), 김재호(두산) 등 정말 잘 하는 선수라서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하성이가 없으니까 비벼볼 수 있지 않나 생각은 든다”고 했다.

나이는 6살이나 어리지만 김하성에게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노진혁은 “나는 야구가 잘 안 풀리거나 했을 때 부정적인 생각에 깊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하성이는 경기 전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멘탈도 정말 좋고 하루 못 하더라도 무덤덤하게 이야기하더라. 어린 나이인데도 그런 점을 갖추고 있는게 부러웠다. 그런 부분에서 나보다 훨씬 위에 있는 선수라는 게 느껴졌다”고 떠올렸다.

‘어차피 김하성은 잘 한다’라는 말을 매번 느꼈다. 노진혁은 “가끔 ‘올해는 망했어요’라며 약한 소리를 하곤 하는데 경기가 막상 시작되면 날아다니더라.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고 득점도 잘 하지 않나.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었다”고 했다.

최고 유격수의 자리에 오르려면 노진혁도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어야한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2012년 NC에 입단한 노진혁은 매 시즌 성장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장타가 늘었다. 2018년에는 11홈런, 2019년에는 13홈런, 지난해에는 20홈런을 달성했다. 은퇴한 손시헌 대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뒤로 세 시즌 연속 2할 후반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노진혁은 “한 해, 한 해씩 보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데 쉽지 않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 뒤늦게 서른 살부터 좋아진 게 조금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꽃을 피웠지만 몇년 동안 쌓은 경험들을 자산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투수마다 특징이 있는데 2019년까지만해도 그 타이밍을 잘 못 맞췄다. 한번 특징들을 알고 내 타격폼을 정립해두니 지난해 정규시즌 때 잘 됐다”고 했다.

새 시즌에도 20홈런을 쳐 보는게 최우선 목표다. 노진혁은 “2년 연속 20홈런을 쳐 봐야 20홈런은 치는 유격수라고 들어보지 않을까”라며 “한 번 쳐보니까 정말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홈런이 나올 것 같을 때에는 안 나오고 안 나올 것 같을 때에는 하나씩 나올 때가 있다. 매년 30개 홈런을 치는 선수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나도 20개라도 꾸준히 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발전해야 ‘황금장갑’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걸 안다. 노진혁은 비시즌이 시작된 후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아내의 추천으로 필라테스도 시작했다.

노진혁은 “지난해 골든 글러브 결과를 보니 내가 4위를 했더라. 그 때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홈런을 25개 이상을 치거나, 3할 타율을 기록하고 20홈런을 치거나 해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번도 이뤄본 적 없는 수치지만, 목표라도 잡아야 내가 더 분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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