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지판 이용한 점자 시..차별 없는 지하철역

2021. 1. 1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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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지 앵커>

지하철을 이용하며 시 한 편 만나본 분들 많으시죠.

스크린도어에 붙어있는 시들은 잔잔한 감동을 주는데요.

계단이나 안전 손잡이에 점자 시 촉지판이 설치돼 시각 장애인도 마음의 시를 읽을 수 있는 지하철역이 있습니다.

문화 차별을 없앤 지하철역 점자 시 김용옥 국민기자가 소개합니다.

김용옥 국민기자>

(경인교대역 인천1호선 / 인천시 계양구)

인천 지하철 1호선 경인 교대역.

계단을 오르던 시각 장애인이 잠시 시심에 잠깁니다.

손끝에서 느끼는 시 한 편, 손잡이에 적혀있는 점자 시를 한 줄 한 줄 읽어 갑니다.

<소년이여 / 이승재>

빛을 잃어가는 등대를 바라보는 소년의 뒷모습이 멀어져 가는 내 두 별은 감겨온다 잠겨온다

지하철역에서 계단 난간에서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는 한 편의 시는 시각장애인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

인터뷰> 전영훈 / 시각장애인

“어디서나 흔히 다닐 수 있는 길거리에서도 차분하게 시 한 편을 읽을 기회가 된 것에 대해서 특별한 경험,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하철역 점자 시는 경인교대역이 처음인데요.

시각장애인들이 잡고 오르내리는 계단 난간과 엘리베이터 안 손잡이 등 7곳에 시가 적혀있습니다.

<무인도 / 이승재>

타인의 아픔이 나에겐 하품

당신의 하품이 나에겐 아픔

무심코 잡았던 지하철역 안전손잡이에 시가 담겨있는데 한글시 구절과 나란히 점자로도 적혀있습니다.

촉지판에 내려쓴 점자 시는 소년이여, 길, 무인도, 얼룩, 등 6편인데요.

시각 장애인도 지하철역에서 시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한 시인의 마음과 제안으로 설치됐습니다.

인터뷰> 이승재 / 시인

“매일매일 실제로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이분들에게 동질감을 형성하면서 뭔가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시와 관련된 시를 6편을 작성해서 부착하게 되었습니다.”

점자 시는 한글과 함께 나란히 적혀있는데요.

한 편의 짧은 시지만 비장애인에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인터뷰> 이경임 / 인천시 서구

“점자를 점역도 하고 했었는데 이것을 읽으면서 가시는 분들이 마음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인터뷰> 이진광 / 인천시 계양구

“지하철 역마다 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참 좋겠습니다. 일반인도 시가 좋으니까 한 번씩 읽어볼 수 있잖아요.”

경인교대역 점자 시는 '시각장애인 문화 소외감 해소'라는 주제의 홍보 동영상으로도 제작됐는데요.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이 공익 광고는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동상을 수상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이선혜 / 인천교통공사 고객지원팀장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 콘텐츠가 지금 전무한 상태잖아요. 이것을 개선하고 인천시에서도 중요시하는 4대 약자 친화 도시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하게 됐고요.”

(영상촬영: 전재철 국민기자)

짧은 시 한 편으로 문화 차별을 없앤 지하철 역 촉지판 점자 시는 모두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데요.

교통약자를 위한 이런 시설이 더 늘어나길 바랍니다.

국민리포트 김용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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