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은 이제 경기장에서 '선두타자 볼넷'에 돈 건다
[스포츠경향]
‘선두타자 볼넷’은 KBO리그 관계자들에게 악몽과도 같은 단어다. 과거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사건이 ‘선두타자 볼넷’ 여부와 관련돼 있었기 때문이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 워싱턴의 홈구장 내셔널스파크에서는 ‘선두타자 볼넷’에 베팅하는 게 가능할 전망이다. 그것도,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보면서 바로 돈을 걸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워싱턴 구단이 스포츠베팅업체 BetMGM과 파트너십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셔널스파크 안의 특정 좌석 구역에서 BetMGM 앱을 통해 경기 중 베팅을 할 수 있게 됐다. 워싱턴의 연고지 워싱턴DC는 지난 2018년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했다. 앱을 사용하지만 워싱턴DC 법에 따라 베팅을 할 수 있는 곳은 경기장 내 특정 블럭으로 제한된다.
경기 중 베팅은 개막과 함께 가능할 전망이지만 가능한 베팅 항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닝별 득점 여부, 홈런 여부 등 이론적으로는 무궁무진한 베팅이 가능하다. 내셔널스파트 중앙 외야석 바깥에는 BetMGM의 부스가 설치된다. 이곳에서는 스포츠 복권 등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경기 전 베팅만 가능하다.
워싱턴 마케팅 부사장 제이크 번스는 “이번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팬들에게 야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도 “무분별한 베팅이 이뤄지지 않도록 나이 제한 등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 앞서 시카고 컵스도 지난해 9월 스포츠베팅 업체인 드래프트킹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제 부스 설치 및 일정을 밝힌 것은 워싱턴이 메이저리그 구단 최초다.
메이저리그는 ‘도박’을 두고 오랫동안 딜레마에 빠졌다. 블랙삭스 스캔들, 피트 로즈 사건 등 승부조작의 트라우마가 심했지만, 야구의 인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팬들을 끌어들일 새 장치도 절실했다. 컵스, 워싱턴에 이어 다른 구단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미 BetMGM의 모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MGM리조트인터내셔널과 스포츠베팅 관련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상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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