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가세한 '공매도재개' 신중론..'동학개미' 연승 이어갈까

양희동 2021. 1. 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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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영구 금지' 靑 청원 2주새 8만2000명 넘겨
5년 공매도 금지했던 금융주 '주가 제자리' 반론도
지난해 '대주주 요건 3억 하향' 철회와 비슷한 양상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현재 시행 중인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입니다. 금융당국에서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3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동학개미들의 반발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새해 들어 3000선을 돌파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치한 채 공매도를 허용하면 과거 박스피 장세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공매도 영구 금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8만명 이상이 동의했고, 여당 지도부까지 나서 공매도 재개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일각에선 현재의 양상이 지난해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 철회와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어, 금융위의 선 긋기에도 불구하고 증시 상황에 따라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도 나온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올라온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 지금 증시를 봐주세요. 공매도가 없다고 증시에 문제가 있나요?’란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전 현재 8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금융위가 전날(11일) 공매도 재개 원칙을 재차 강조한 직후부터 수천 건의 동의가 몰려 7만명 중반에서 단시간에 8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금융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1만 8000명 규모의 온라인카페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측은 “대한민국 공매도는 외국인이 ‘3분의 2’ 지분을 가지고 있다. 외국계 공매도 카르텔은 지난 수 십년 동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공매도 수익을 거뒀다”며 “금융위는 자국민보다 외국인 보호를 우선하는 임무를 수행 중인지 여부를 밝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금융위에 대한 비판이 나오며 동학개미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재선·강북을)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융위의 태도는 무책임하다. 제도적 손질을 했다고 하지만 현재의 공매도 제도는 불법행위에 구멍이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공매도 재개에 대한 금융위의 신중한 태도와 결정을 재차 요청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와 주가 상승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이 앞서 공매도를 금지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당시에도 공매도 재개 이후 급격한 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 2008년 10월 1일부터 2013년 11월 13일까지 무려 5년 1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던 금융주의 경우 이 기간에 뚜렷한 주가 상승은 없었다. 신한지주(055550)의 경우 이 기간 주가가 4만 1800원에서 4만 2150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KB금융(105560)은 4만 7000원에서 3만 8750원으로 오히려 17.5% 하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3월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내일 당장해도 된다”며 “주가가 상승세인 지금이 공매도 금지 해제의 적기이고 설령 기술적인 조정 장세가 오더라도 공매도가 하락폭을 키운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 철회 때와 마찬가지로 공매도 재개 시점에서의 주가 흐름과 여론의 향배가 추가 연장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처럼 주가가 하락하고 개인의 순매도가 급증하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공매도 전면 재개를 강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이 아니더라도 일부 소형주에 대한 홍콩식 공매도 금지 등 여러 대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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