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몇 번이나 해?"

칼럼니스트 오윤희 2021. 1. 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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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지기 엄마의 그림책 이야기] 아빠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 3선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퇴근 후에나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아빠와의 시간도 많아졌다. 그 어느 때보다 아빠가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을 아이와 만들고 싶다면 '그림책'으로 함께 해보자. 아빠가 아이에게, 아이가 아빠에게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둘만의 소중한 겨울날을 만들어 줄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한다.

◇ 아빠는 쉬는 날 집에서 뭐 하고 놀까?

「아빠 쉬는 날」표지. ⓒ북극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면, 대한민국 아빠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유독 나의 아빠는 늘 바빴다. 대체 아빠는 언제 쉬지? 아빠는 누구랑 놀지? 아빠는 대체 뭐 하고 놀지? 궁금증이 들 정도로 아빠의 일상은 24시간 초시계처럼 돌아갔다.

코로나19로 요즘 멀리 떠나기는 어렵지만, '아빠 쉬는 날'에 내 생각도 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빠 쉬는 날」(차야다 글과 그림, 북극곰, 2019년)을 함께 읽어보자. 이 책은 '네이버 그라폴리오X서울와우북페스티벌 제4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이다. 아빠는 집에서 쉬는 날이지만, 아이는 학교에 가는 유쾌한 일상을 그렸다.

쉬는 날 아빠는 몇 시에 일어나는지, 내가 없어서 심심하지 않을지, 내 방을 몰래 들어가 보는 건 아닌지, 내 생각은 하고 있는지 아빠에게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아이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얼른 집에 가서 아빠랑 놀고 싶은데 시간은 내 맘대로 가지 않고, 비까지 오는 날. 과연 아빠와 아이는 어떠한 하루를 보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아빠 쉬는 날」을 읽으면서 옛 추억이 생각났다. 학교 정문에서 나를 기다리던 아빠. 평범한 하루였지만,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 마냥 길고 행복했던 시간. 그 추억만으로도 가슴이 벅 차는 순간. 이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아빠는 과연 내 생각을 하며 쉬고 있을까? 아이는 너무너무 궁금해서 하교를 서두른다. '아빠 바라기'가 따로 없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아이를 생각하는 아빠의 든든한 모습을 담은 그림책을 읽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쉼이 있을까? 아이와 함께 하는 평범한 하루에서 찾는 '행복'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 아빠는 하루에 내 생각을 몇 번이나 할까?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표지. ⓒ길벗어린이

대한민국 워킹대디들은 참 바쁘다. 이른 아침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들어오면, 잠자는 아이의 얼굴만 바라보기 일쑤. 아이의 하루는 어땠는지, 조금 더 일찍 퇴근해 아이와 놀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한 하루하루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빠가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는지, 회사에서 내 생각은 했는지 너무 궁금하고, 아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졸려서 눈이 감길 즈음 아빠가 집으로 들어온다. 아이에게 아빠의 하루를 소개하고 싶다면,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김영진 글과 그림, 길벗어린이, 2015년)을 읽어보자.

"아빠, 오늘 언제 와? 어제도 나 아빠 엄청 기다렸단 말이야."

"그린아 미안해. 아빠도 우리 그린이 생각은 엄청 했는데…."

"몇 번? 난 아빠 생각 백 번, 아니 만 번도 넘게 했어."

"정말? 그럼 오늘은 아빠도 세어 봐야겠다. 그린이 생각 몇 번 하는지. 그리고 오늘은 꼭 일찍 올게. 약속!"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왼쪽 페이지에는 아빠,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린이의 하루를 소개하고 있다. 늘 바쁘고 늦게 퇴근하는 아빠가 그린이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모습, 그린이도 아빠를 생각하며 유치원에서 잘 지내고 있는 하루는 우리들의 하루와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아빠들이 고단한 일상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는 바로 '아이의 웃음' 때문이 아닐까?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에서도 아빠는 그린이의 웃음으로 또 하루를 시작하며 힘을 낸다. 그 힘으로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대한민국 모든 아빠에게 응원을 보내본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의 하루를 응원해요!

◇ 아빠, 내가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법, 느긋해지는 법 알려 줄게요

「내가 아빠에게 가르쳐 준 것들」 표지. ⓒ스콜라

부모가 되고 난 후 달라진 게 있다면, 바로 '아이'를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무심코 흘리고 지나간 것들이 내 아이에겐 어떤 의미일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책이 가장 큰 변화였다. 이전에는 내가 좋아서 읽었던 책이었다면, 이제는 아이와 함께하면 좋을 책을 고르고 읽게 되었다. 그중 아이의 시선에서 사랑스럽게 아빠를 바라보는 그림책을 모두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아빠, 내가 아주 어려운 질문들을 해 볼게요. (중략)

아빠, 내가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법을 알려 줄게요.

그리고 느긋해지는 법도 알려 줄게요. – 본문 중에서

「내가 아빠에게 가르쳐 준 것들」(미겔 탕고 글과 그림, 스콜라, 2015년)은 아이가 아빠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넌지시 알려주는 책이다. 어른이 되어 매 순간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아빠에게 아이는 조금은 느긋해지고 상상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세상을, 이젠 아이를 통해 다시금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갖게 해주는 책이기도. 우리가 아이의 눈에서 바라보는 순수함이 장마다 스며들어 있다.

한편, 책방에서 이 책을 클래스 홈키트에 소개하였는데, 저자인 미겔 탕고가 직접 SNS에 댓글로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전한 메시지가 이 책을 읽는 모두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본다.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아빠의 어릴 적 이야기를 건네 봐도 좋다. 오랜만에 앨범 속 어릴 적 아이만 했던 아빠를 찾은 추억 여행도 좋고, 책에 나온 이야기 말고도 스스로 아이가 아빠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들을 물어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빠지면 섭섭하지 않을까? 「엄마 쉬는 날」,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내가 엄마에게 가르쳐 준 것들」로 바꾸어 아이와 엄마도 함께 오붓한 그림책 시간을 즐겨 보길 바란다.

*칼럼니스트 오윤희는 생일이 같은 2020년생 아들의 엄마입니다. 서울 도화동에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커피와 빵, 책방과 정원에서 행복한 삶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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