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경정생활, 첫걸음은 전법 파헤치기

박현진 2021. 1. 1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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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가 시원한 물보라를 일으키는 가운데 맨 왼쪽의 1번 선수가 1턴 마크에서 인빠지기 전법을 구사하며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경쟁의 묘미는 ‘청량감’에 있다. 탁트인 미사 경장장 수면 위에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승부는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안겨준다. 모터보트들이 각 턴 마크를 선회하는 내내 주고받는 변화무쌍한 전법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어도 그 청량감은 배가된다. 슬기로운 경정생활의 첫걸음으로 ‘전법 파헤치기’를 꼽는 이유다.

◇ 1코스 배정받은 선수들의 전유물 ‘인빠지기’
전법은 인빠지기, 휘감기, 휘감아찌르기, 찌르기, 붙어돌기 등 총 5가지로 구분된다. 스타트와 함께 첫 번째 승부 시점인 1턴 마크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전법 구사의 관건인데 인빠지기는 1코스에 배정받는 선수만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타트 라인 통과 후 1턴 마크까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코스이기 때문에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시속과 모터 기력을 갖췄다면 입상권 진입에 있어 가장 유리하다. 역대 입상 데이터를 봐도 항상 1코스가 승률과 연대율, 삼연대율에 있어 가장 높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조건이 최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 바깥쪽 경쟁 상대들과의 스타트 경쟁에서 밀리거나 턴 마크 선회 시 초동을 너무 서두르고 실속 및 핸들링을 정확하게 조작하지 못한다면 단숨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 부담도 있다. 그래서 지정훈련과 사전 스타트 시 해당 선수의 컨디션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2번 선수가 1턴 마크에서 휘감기를 시도하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코스의 불리함 극복하는 공격적인 ‘휘감기’
휘감기는 공격적인 성향의 전술이다. 2코스부터 나머지 코스에 위치한 선수들 모두가 구사할 수 있다. 안쪽에 경쟁 선수를 두고 바깥쪽을 스치듯이 강하게 돌아나간 후 스피드를 살려 선두권을 노리는 방법이다. 휘감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스타트 타이밍을 한 템포 빠르게 잡아나가야 한다는 부담과 선회 시속을 최대치로 살리고 보트가 수면의 너울에 튕기지 않도록 세밀하게 컨트롤해야 한다. 이런 부담 요소만 정확하게 극복한다면 코스나 모터의 불리함도 극복할 수 있는 전술이기도 하다.

◇ 휘감기와 비슷하나 파워와 시속이 약한 ‘붙어돌기’
붙어돌기는 휘감기와 비슷하지만 파워와 시속은 살짝 약한 전법이다. 안쪽 선수의 오른쪽에 바짝 붙어 선회하는 전술인데 다음 턴 마크 공략을 두고 의도적으로 붙어도는 경우도 있지만 당초 휘감기를 시도하려고 했으나 스타트와 선회 시 시속을 완벽하게 살리지 못해 붙어돌기 그림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 최상의 난이도 자랑하는 ‘휘감아찌르기’
휘감아찌르기는 가장 난이도가 높다. 휘감기 처럼 2코스부터 6코스에 위치한 선수라면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전법이다. 3코스에 배정받은 선수가 휘감아찌르기를 구사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1코스에 위치한 선수가 인빠지기를 구사하는 사이 바로 옆에 있는 2코스 선수를 먼저 휘감고 그 다음에 인빠지기를 하고 지나간 1코스 선수의 안쪽을 파고들어 내선을 잡는 기술이다. 동시에 두 가지 전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화려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대의 타이밍을 읽는 시야와 경주 경험도 요구된다.

◇ 안쪽 공간 치고 들어가 주도권을 잡는 ‘찌르기’
찌르기는 안쪽 선수가 턴 마크를 선회할 때 바깥에 있던 보트가 안쪽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서 주도권을 잡는 전법이다. 스타트 시속이 비슷해 무리하게 휘감기를 구사할 수 없을 때 선택할 수 있고 아예 처음부터 안쪽 선수에게 일격을 가하려고 작정하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분석 전문가는 “회차마다 배정받은 모터 성능에 따라 조건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평소 해당 선수가 자주 구사하는 전법이 있다. 어떤 전술을 사용할 것인지 스타일을 예측을 하고 그에 따라 묶어갈 수 있는 입상 후보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출주표와 예상지에 수록된 입상 시 전법 등을 활용한다면 추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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