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에서 형님으로.. '무적 KCC' 이끈다

정세영 기자 2021. 1. 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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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최다 10연승’ 전창진 감독 달라진 용병술

일방 지시 대신 소통·자율 우선

강훈뒤 통 큰 휴식 보상도 효과

압도적 경기력… 유일 7할 승률

“강양택 수석코치 전력분석 큰 힘

팀 좋은 분위기…반드시 우승”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KCC가 1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KCC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7할 승률(0.724)을 유지하고 있다. KCC는 21승 8패이며, 2위 오리온(17승 12패, 승률 0.586)과의 격차는 넉넉하다. KCC는 지난 10일 전자랜드를 84-83으로 꺾고 10연승을 질주했다.

전창진(58·사진) KCC 감독은 “10연승은 느낌이 다르다”면서 “다시 기회를 준 구단과 열심히 해준 선수들 덕분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KCC 구단 최다연승 타이이고, 전 감독에겐 최다연승이다.

전 감독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 KCC 지휘봉을 잡았다. 5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전 감독은 KCC를 4위(23승 19패)로 이끌었고, 올 시즌엔 독주를 연출하고 있다. 전창진 체제가 안정을 찾은 KCC는 적수를 찾을 수 없다.

전 감독은 전형적인 중앙집권형 지도자였다. 선수단을 쥐락펴락했고, ‘불호령’이 트레이드마크였다. 하지만 달라졌다. KCC 사령탑이 된 뒤엔 ‘대화’를 강조하고, 자율을 지도방식으로 선택했다. 전 감독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소통을 통해 선수들을 이해시키면 훈련 효과가 좋아지고 경기력이 상승한다”면서 “전체적인 팀 분위기도 살아나 조직력도 튼실해진다”고 설명했다.

귀화선수이자 국가대표 센터인 라건아는 기량이 뛰어나지만 개성이 강하다. 승부근성을 갖췄고, 이로 인해 특히 출전시간 욕심이 많다. 그런데 올 시즌엔 라건아가 2, 4쿼터에 투입되고 1, 3쿼터는 타일러 데이비스가 책임진다. 체력 안배 차원에선 가장 좋은 배합이고,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데이비스는 올 시즌 게임당 평균 22분59초, 라건아는 19분08초를 소화하고 있다. 라건아는 지난 시즌엔 32분41초를 뛰었다.

전 감독은 “라건아가 출장시간에 불만이 많았지만, 올 시즌엔 20분 뛰면서 집중력을 발휘해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라건아가 잘 이해했고, 전술전략 운영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라건아뿐만이 아니다. 선수들과의 대화, 토론을 통해 훈련량을 늘려 효율성을 높였다. 그리고 휴식이란 보상을 확실하게 제공한다.

KCC는 오는 19일까지 경기 일정이 없고, 전 감독은 선수단에 이틀간의 특별휴가를 선물했다.

전 감독은 전술전략을 강양택(53) 수석코치에게 의지한다. 전 감독은 “지금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건 강 코치의 탁월한 전력분석 덕분”이라며 “강 코치는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조언을 자주 건넨다”고 설명했다. 강 코치는 지도자 경력 18년의 베테랑. 상대의 약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장기다.

전 감독은 “감독급 코치인 강 코치는 가장 큰 무기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경기 하나하나가 아니라 시즌 전체를 보고 흐름을 집는 눈이 정말 대단하고, 넓은 시선으로 감독이 놓치는 걸 그때마다 잡아준다”고 덧붙였다.

KCC는 게임당 평균 81.3득점으로 팀 득점 부문에선 4위다. 하지만 74.6실점으로 최소 실점 1위. 짜임새 있는 수비력을 선두질주의 비결로 꼽을 수 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수비하는 맛을 알게 됐다”면서 “모두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동료를 돕기 위해 한 발 더 뛰는 등 자세가 달라졌기에 든든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5월 전자랜드를 떠나 KCC로 옮긴 가드 김지완은 정확한 볼 배급으로 KCC 전술전략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평균 9.1득점, 3.9어시스트를 유지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공헌도는 더 크다. 전 감독은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김지완은 고비 때마다 돌파구를 찾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아직 시즌 일정의 절반가량이 남았다. 갈 길은 멀다. 전 감독은 “사기가 무척 높고,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강도 높은 훈련을 잘 따라준 선수들과 함께 정상에 꼭 서고 싶고, 그렇게 되도록 더 고민하고 더 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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