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방사능 괴담' 무지 아니면 혹세무민

기자 2021. 1. 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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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동안 월성 원자력발전소 삼중수소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다.

급기야 여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했다.

여당 대표는 감사원 감사까지 문제 삼으며 "방사성 수소가 다량 검출돼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 1호기 폐쇄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그리고 월성 삼중수소 문제는 폐쇄를 정당화할 수준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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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요 며칠 동안 월성 원자력발전소 삼중수소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다. 급기야 여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런데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는 게 충격이라면 원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월성 원전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원전이 충분한 주민 보호를 위해 정해진 안전 기준에 따라 소내에서 지하수 등의 방사성물질을 수집해 기준에 맞게 처리해 배출한다. 지하수에서 검출된다는 것에 충격을 받으면 안 된다. 주민 피폭이 상당하거나 정해진 양 이상의 과다 배출이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면 말이 된다. 한강에 물이 있다고 충격 받으면 안 되고, 물이 너무 많아 넘칠 지경이거나 넘치면 충격을 받아야 한다.

월성 원전은 운영 과정에서 미량의 삼중수소 환경 배출이 있다. 0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충분히 안전한 수준의 관리 기준을 세우고 관리한다. 결과는? 주민들이 1년간 받는 삼중수소 피폭량이 0.6마이크로시버트 이하, 즉 바나나 6개를 섭취할 때 방사성물질에 의해 피폭 받는 수준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니 멸치에 포함된 폴로늄에 의한 피폭과 비교하면 멸치 1g 안팎에 해당한다.

따라서 월성 원전의 삼중수소에 의한 주민 영향은 무시할 수 있다는 데 합의하고 다음 문제를 다루는 게 옳다. 바나나 6개가 문제가 안 된다면 월성 삼중수소도 문제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 대표는 감사원 감사까지 문제 삼으며 “방사성 수소가 다량 검출돼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 1호기 폐쇄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는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한 것이었고, 삼중수소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물어야 할 문제다. 엉뚱하고 무리한 문제 제기다. 그리고 월성 삼중수소 문제는 폐쇄를 정당화할 수준이 결코 아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공통 적용하는 식품 방사능 피폭 면제 기준이 연간 10마이크로시버트다. 그 이하면 면제 기준으로서 매우 낮은 방사선 피폭은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다. 월성 삼중수소 섭취 영향은 이 기준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이로써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부에 고인 물에 대해 배출하는 물의 기준과 비교해 배출 기준 위반인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기준을 잘못 적용한 것이다. 차고에 세워둔 차를 주정차 위반으로 딱지를 끊을 수는 없다. 게다가 주변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연간 바나나 6개 섭취 수준인데 주민 위험을 이유로 원전을 폐쇄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최근 조사에서는 바나나 3개 조금 넘는 피폭으로 측정됐다.

월성 원전의 방사성물질 배출은 2가지 기준으로 관리된다. 먼저, 주변 주민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배출 총량을 충분히 적게 해야 한다. 또한, 소량을 배출하더라도 배수구 바로 인근에도 영향을 주지 않게 하려고 배출 농도를 지켜야 한다. 월성 원전은 정해진 배출 총량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배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배출 농도도 위반하지 않았다. 설령 위반이 있더라도 그에 맞는 행정 조치를 해야 할 문제이지 조기 폐쇄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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