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3개월 대행의 3년 알박기

김세동 기자 2021. 1. 12. 11: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6일 퇴근 시간대에 내린 눈으로 당일 저녁과 다음 날 오전까지 교통대란을 일으킨 제설 무대책에 대한 비판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않은 서울시의 문제적 인사가 있었다.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 논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지난해 7월 10일부터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서정협 부시장이 서울교통방송(TBS) 이사장으로 유선영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세동 전국부장

지난 6일 퇴근 시간대에 내린 눈으로 당일 저녁과 다음 날 오전까지 교통대란을 일으킨 제설 무대책에 대한 비판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않은 서울시의 문제적 인사가 있었다.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 논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지난해 7월 10일부터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서정협 부시장이 서울교통방송(TBS) 이사장으로 유선영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이사를 지낸 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반인 2017년 9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가 전 정권에서 임명된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총파업을 시작한 직후 한국언론학회 등이 파업 지지 성명을 발표했을 때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친여 성향이 농후하다.

서 대행의 임기는 오는 4월 7일 시장 보궐선거 때까지라, 임기 3개월을 남겨 둔 대행 신분으로 임기 3년의 이사장을 임명한 것은 기본적인 상식과 양식, 도의에 어긋난다. TBS 이사장이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공석으로 있었고, 지난해 7월에 개최된 TBS 재단 이사회에서 서울시 입장을 반영해 임명 시도를 미뤘던 사실에 비춰 보면 ‘알박기’ 인사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집권여당과의 교감 내지 (암묵적) 지시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7차 임시 이사회에서 당시 재단 경영지원본부장이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서울시에서는 ‘부시장 대행 체제에서 선임을 내년 4월까지 미루는 것이 어떤가’하는 의견을 주었다”고 보고한 의사록이 이런 의심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당시엔 보궐선거 패배 가능성이 별로 없었지만, 현재 여론조사상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고, 여당 후보들이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오자 ‘야당 시장’이 새 이사장을 임명하지 못하게 알박기를 한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 TBS는 그간 심각한 편파방송을 해와 보궐선거 이후 TBS 개혁과 개편, 특히 김어준의 하차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에게 이사장 알박기 인사는 허탈감을 주었다.

지난해 예산 505억 원 중 388억 원(76.7%)을 서울시에서 지원받는 등 시민의 세금에 기대는 TBS가 매우 심각한 정권 편파방송을 해온 데 대한 비판과 지적의 중심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있다. 김어준은 문 대통령이나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터져나올 때마다 진행 프로그램을 이용해 검증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을 내보내거나, 친여 성향 인사들을 출연시켜 음모론을 퍼트리는 등 방어막을 쳤다. 세월호 고의침몰설, 여권 유명인사들에 대한 성추행 폭로의 배후에 야권의 손이 작용했다는 미투 음모설,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이용한 축재 및 횡령 의혹을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유포 등 한두 번이 아니다.

미투 재판과 정경심 재판을 통해 김어준이 방송에서 쏟아낸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는데도 사과는커녕 민망한 표정도 없다. 오죽하면 같은 진보계열 인사들마저 “김어준 총수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견되면 취재를 하기보다 상상하고 추론을 하고 음모를 펼친다”(최승호 전 MBC 사장),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노골적인 진영 방송”(손석춘 건국대 교수)이라고 비판했을까.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