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김재형 "의사 그만두고 애니메이터 전향, 이유?..한국인들 픽사서 높은 직책 맡기도" (인터뷰 종합)

2021. 1. 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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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소울'에 참여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12일 오전(한국 시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애니메이터로,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소울'에 참여했다.

의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전향해 2006년 픽사에 입사한 그는 '라따뚜이'를 시작으로 '업' '몬스터 대학교' '토이 스토리3' '인사이드 아웃' '굿 다이노' '카3: 새로운 도전' 등 픽사 대표작들을 작업해왔다.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제이미 폭스)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티나 페이)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다.

이날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의 연기, 사물들의 움직임 등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소울'에서는 조가 피아노 치는 장면들을 작업하고 고양이 안에 들어간 조의 모습, 소울의 형태인 조, 그리고 영혼 22 등을 주로 작업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 캐릭터 디자인 과정에 대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아닌 사람 입장에서 맞는다고 생각한 것들이 당사자들에겐 진정성이 안 느껴질 수도 있기에, 희화화되지 않기 위해서 굉장히 조심을 많이 했다. 애정을 갖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그럼에도 어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제작 초기부터 디자인 팀에서 염두에 두고 컨설트도 많이 했다. 이전 작품들 역시 이런 부분에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서 작업을 했다. 진정성이 모두에게 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태어나기 전 세상', '머나먼 저세상'에 대해 "밝고 상상력으로 가득한데 그러면서도 너무 복잡하지 않게 보여드리기 위해 신경을 썼다. 반면 사후 세계로 가는 어두운 부분과 대조를 잘 이룰 수 있게 작업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울' 곳곳에 한국어가 깨알 같이 등장하는 것에 관해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호호만두' 간판 부분은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 "내 바지 어디 갔어?"라는 한국어 대사는 스토리 부서에서 일하는 교포 친구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더라. 그 친구 목소리를 직접 따서 결과물을 만들었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풀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소울'에 참여한 애니메이터 중 한국에서 나고 자란 분은 2명이다. 저 말고 한 친구가 더 있었다. 그 외에 교포를 포함하면 애니메이션 부서 안에서만 5-6명 정도 되는 거 같다. 다른 부서까지 합치면 총 20명 남짓인 걸로 알고 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으로 보면 캐릭터 애니메이터인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분들도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인 중에 리더십 직책도 있다"라고 얘기했다.

의사 출신에서 애니메이터로 전향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를 하다가 그만두게 된 계기는 처음 내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만큼 원하는 결과라든가 좋게 느껴지는 분들이 줄어드는 게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 자체가 힘드니까 몸이 힘들고 그러면서 고민이 많았다. 일 자체를 즐기지 못하니까, 이렇게 된 것 같다. 그 상태로 계속하다가는 의사를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어서 그만두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게 된 거다. 애니메이션을 이전부터 좋아하기도 해서 그걸 계속해보자 마음을 먹었다"라고 말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소울'을 끝낸 소회에 대해 "작업자 입장에선 내가 완성한 결과물을 보는 게 고통스럽다. 항상 더 잘했으면 싶기에. 아쉬운 부분이 늘 먼저 보이기에 일반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볼 수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소울' 같은 경우, 보고 나서 놀란 게 '태어나기 전 세상' '머나먼 저세상'이 전체적으로 작품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놀라웠다. 제 작업물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소울'에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한 부분이 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를 만들 때는 항상 큰 스크린 기준으로 만든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선 개봉을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개봉을 해 기쁘게 생각한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안전하게 조심하셔서, 그렇지만 관객분들이 많이 즐겁게 보시고 힘을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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