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순창 아동학대 신고 의사 "경찰 실수로 신원 노출.. 주변엔 살해 위협받은 의사도"

<순창 아동학대 의혹 신고 의사>
- 아동학대 의심 신고했더니 경찰이 2번 신원 노출
- 경찰 신원 노출 실수로 협박 전화 받아
- 경찰에 민원 넣으니 '이해해라' 말해
- 순창 아동학대 사건, 의학적 조사·정밀검사 있었어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순창 아동학대 의혹 신고 의사

☏ 진행자 > 지난해 11월 전북 순창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병원에 온 4살 아이를 진찰하던 의사가 부모의 아동학대 정황이 의심된다면서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헌데 경찰의 실수로 신고자 신원이 노출됐고 가해 의심 부모는 항의 전화까지 이 의사에게 했다고 합니다. 의사는 피해를 호소하면서 경찰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고 그 결과 어제 전북 경찰은 아동학대 신고자의 신분을 노출한 경찰관을 시민감찰위원회에 회부해서 징계 여부와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 이렇게 밝혔다고 하는데요. 좀 더 구체적인 사연 담당 의사 직접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애청자 여러분 양해 부탁드리고요. 나와 계시죠!

☏ OOO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여쭤볼게요. 일단 4살 아이 진찰하면서 아동학대를 의심하신 거잖아요. 상태가 어땠던 거예요?

☏ OOO > 일단은 애기 왼쪽 눈 바로 옆에 계란만한 혹이 나서 저한테 진료를 받으러 온 건데요. 병원에 처음 들어올 때 아동 어머니가 아이 아빠가 화가 나서 아이를 던졌다 라는 말씀하셨단 이야기를 제가 나중에 전해들었습니다. 아이 상처가 되게 심각한 상태고 아이 어머니 진술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과정에서 그러면 이걸 누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부모한테 이야기를 해버린 거예요? 경찰관이.

☏ OOO > 네, 출동한 경찰관이 가해 의심자 가족에게 의료원에서 신고를 받고 왔다는 말을 해버렸고 그 이야기 듣고 가해 의심자가 저한테 항의전화를 많이 했거든요.

☏ 진행자 > 아버지가 전화한 거예요?

☏ OOO > 예, 아버지가 저한테.

☏ 진행자 > 뭐라고 항의 전화를 했어요?

☏ OOO > 이게 내가 애기 꿀밤 좀 때리고 잡아끌고 하다가 다친 건데 이게 학대냐, 이걸 네가 뭔데 신고를 하냐 이러면서 조금 위협감을 주는 발언들 했고요. 그래서 제가 관할 파출소에 신분 노출이 된 것 같으니 더 이상 정보를 넘기지 말아달라고 요청을 했거든요. 오히려 그쪽에서 가해 의심자에게 또 전화해서 의사 선생님은 신고의무자여서 신고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 해코지하지 말라고 얘기해서 아예 제가 신고한 걸 특정을 해버리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 진행자 > 이중 노출해버린 거잖아요 경찰이.

☏ OOO > 그렇죠. 이중 노출을 했죠.

☏ 진행자 > 그럼 혹시 경찰이 노출한 것에 대해서 나중에 선생님한테 해명이나 이런 게 있었어요? 어떻게 돼서 이렇게 됐다는.

☏ OOO > 그렇게 노출한 경찰이 직접 저한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다든지 사과한 건 없었습니다.

☏ 진행자 > 다른 경찰관계자는요?

☏ OOO > 일단 처음에는 그럴 수 있으니까 이해해라 라고 처음에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경찰 쪽에서. 저희가 수사과정에서 실수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어이없게 얘기하다가 제가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그리고 특정범죄신고자등 보호법 위반사항이다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그럼 저희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그 다음에 언론에서 이 사건이 공론화 되고 나서야 경찰서장으로부터 경찰 실수를 제대로 인정을 받았죠.

☏ 진행자 > 경찰서장은 보고도 못 받고 있다가 언론보도를 보고 안 겁니까? 아니면 그냥 뭉개고 있다가 보도가 나오니까 그때부터 움직인 겁니까?

☏ OOO > 뭉개고 있다가 보도 나오고 저한테 사과했어요.

☏ 진행자 > 감찰위원회에 이 이야기도 뒤에서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던 거고요.

☏ OOO > 그렇죠. 감찰위원회도 그 이후에,

☏ 진행자 >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법규를 말씀하셨는데 법규에 따르면 의심신고자 신분 노출 못하게 돼 있죠.

☏ OOO > 못하게 돼 있고 노출한 사람은 법적 처벌을 받게 돼 있는데 정확하게 제가 기준은 생각이 안 나는데 구속을 한다든지 벌금을 낸다든지 하는 법적 조항이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다음에 경찰은 이게 학대가 아닌 걸로 결론을 내렸다면서요.

☏ OOO > 그렇습니다. 경찰에서는 아이 아버지가 뭐 고의성이 없었다, 그리고 엄마가 외국 분인데 한국말이 서툴러서 말을 잘못한 거다 라고 이야기했는데 전라북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학대를 인정하긴 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 두 결정에 차이가 있는 게 조금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찝찝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선생님께서 신고를 한 다음에 보통 그때는 일단 분리조치 하게 돼 있지 않습니까? 그때 조치는 경찰이 어떻게 했는지 알고 계세요?

☏ OOO > 그런 조치는 없었고 경찰에서 아예 무혐의 처분한 게 제가 신고한 당일이었기 때문에

☏ 진행자 > 잠깐만요. 선생님이 신고한 당일에 아동학대가 아닌 걸로 결론 내려버렸다고요?

☏ OOO > 예, 저도 제가 직접 경찰한테 들은 건 아니고 언론사 기자 분들이 취재하다보니까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경찰에서는, 그렇게 저한테 전달해주시더라고요.

☏ 진행자 > 경위도 소상히 알아보고 정밀 검진한다든지 이런 절차가 있었어야 되는 거잖아요.

☏ OOO > 그렇죠. 사실 이 점이 제일 아쉬운 건데 결국 아이를 제가 아동학대라고 신고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다칠 수 있는 그런 상처가 아니었고, 엄청 후유증, 안구손상 정도도 의심되는 심각한 후유증을 생각할 수 있는 상태였거든요.

☏ 진행자 > 그 정도였어요?

☏ OOO > 예,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저한테 의학적 소견을 물어보든지 아니면 아이를 좀 큰 병원을 데려가서 상급병원에 데려가서 정밀검사를 하고 이게 정말 학대가 아니고 애가 혼자 다친 거냐, 이런 것들을 조금 소견을 받아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이 치료에도 중요하고 수사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없었거든요.

☏ 진행자 > 그러니까 아이 아빠 주장은 꿀밤 때린 정도다 라고 했다는 게 아이 아빠 주장인데 선생님께서 보신 의학적 소견으로 꿀밤 때려서 나올 수 있는 상처는 아니었다는 말씀이시잖아요.

☏ OOO > 그래서 제가 그걸 다시 문제제기를 언론에서 했나 봐요. 그랬더니 경찰에서 다시 해보니 아이를 잡아끄는 과정에서 아이가 문 스토퍼에 부딪쳤다. 그래서 다쳤다고 얘기하는데 사실 일반적으로 애기가 넘어져서 다칠 수 있는 상처는 확실히 아니기 때문에 그 조사 결과도 사실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선생님 계속 진료를 보시다 보니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다른 사례가 혹시 있었던 적이 있었나요?

☏ OOO > 여기서는 없었고 제가 이전에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 다른 형태의 아동학대 의심이 있어서 신고한 적이 있거든요.

☏ 진행자 > 그때는 조치는 어떻게 취해졌대요?

☏ OOO > 이번에는 제가 직접 경찰에 신고해야 됐지만 그 당시 제가 근무하던 대학병원에는 아동학대 의심되면 아동학대 비상사태 처방을 내릴 수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되면 그 처방을 병원 내 사회복지과에서 확인해서 사태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를 그쪽에서 진행해서 신고자가 안전한 환경에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여쭤보고 싶은 게 선생님께서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는데 경찰관이 선생님 신원을 노출해버려서 오히려 가해 의심되는 부모로부터 항의까지 받았다는 말씀이시잖아요. 주변에 동료 의사 분들 중에도 이런 경험을 한 의사 분들이 계세요?

☏ OOO > 저도 사실 전에는 몰랐고 이번 사건 나오고 언론에 나와서 저한테 주변에서 얘기해주더라고요. 제 주변에 의사들이나 학교 선생님들이 많은데 아동학대 의심되는 상황이 있어서 신고했더니 보호자들이 직접 와서 심한 경우 살해위협까지 받은 사람도 있었어요.

☏ 진행자 > 진짜로요? 그것도 그럼 경찰이 신원을 노출해서 그렇게 됐던 겁니까?

☏ OOO > 그렇죠.

☏ 진행자 > 살해위협까지 받은 선생님 어떻게 조치를 했대요.

☏ OOO > 그 살해 위협 받았던 선생님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인데 사실 그분은 워낙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해서 일도 바쁘고 해서 그냥 넘겼다고 하시는데 다른 분들이 저처럼 대처를 하셨던 분들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냥 넘겨버렸군요. 이건 정말 뭔가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아야 되는 단계에 온 것 같네요. 그렇죠. 선생님.

☏ OOO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할게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OOO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아동학대 신고자의 신원 노출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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