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 웨딩플래너서 배우로 전향한 까닭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1. 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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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고민시, 사진제공|미스틱스토리


배우 고민시에겐 이색적인 경력이 하나 있다. 배우가 되기 전 웨딩플래너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어릴 적부터 배우가 꿈이었지만 부모님이 여군이나 외교관이 되길 바랐어요. 성인이 되고 어떤 직업을 찾아야하나 고민할 때 경제적인 분야를 찾고 싶었고, 웨딩산업이 커진다는 기사를 보고 웨딩플래너를 택했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여러 경험을 했지만, 어느 날 문득 ‘이 일을 하는 내가 정말 행복한 걸까’란 물음표가 떴어요.”

지금 아니면 더 이상 꿈을 펼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잘 다니던 직장을 바로 그만뒀다.

“서울에 살아야만 배우가 될 수 있는 줄 알고 무작정 상경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학원을 다녔고요. 정말 맨 땅에 헤딩하듯 도전했는데, 절실하게 꿈꾸고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는 걸 몸소 체험했죠. 지금도 분명 힘든 순간이 많아요. 항상 좌절과 고난의 연속이지만 현장에서 연기할 땐 진짜 짜릿해요. 애증과 같은 배우의 길을 한단계 한단계 올라갈 때마다 힘을 얻고 있어요.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고민시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으로 전세계 팬들과 마주한 소감, 배우로서 꿈 등을 털어놨다.

‘스위트홈’ 속 고민시.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응복 PD, 무섭긴 하지만 제겐 귀인이죠”

그는 오디션에 통과하며 ‘스위트홈’에 합류했다. 반항기 다분한 여고생 ‘은유’로 분해 욕설 대사는 물론 발레까지 제대로 소화했다.

“이응복 PD가 지수(박규영), 유리(고윤정), 은유 중 어떤 역을 맡고 싶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유리’라고 답했더니, ‘넌 은유를 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대작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알겠다’고 했죠. 유일하게 말로 싸우는 인물이고 발레를 잘하는 친구라 열심히 준비했어요.”


이번 작품을 위해서 14㎏이나 감량했다고.

“영화 ‘마녀’를 찍을 땐 체중을 불려서 58㎏ 정도 됐는데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44~45㎏ 정도로 만들었어요. 발레를 사랑하는 캐릭터라 몸을 잘 써야했거든요. 촬영 2개월 전부터 발레 연습을 시작했고, 짧은 장면이지만 첫 등장에 임팩트가 있었으면 해서 다이어트와 발레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 덕분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민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응복 PD의 섬세한 연출력 때문이라며 공을 돌리는 그다.

“사실 좀 무섭지만, 이응복 PD는 제겐 귀인이에요. 가장 감사한 건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이 PD만의 특별한 디렉팅 노하우였어요. 배우가 감정이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던데요. 배우마다 시간이 다 달라도 끝까지 참아주더라고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울컥해서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었죠. 미묘하게 배우의 감정을 잡아내는 감독이라는 생각에 존경스럽더라고요.”


■“질리지 않는 배우 되고 싶어요”

‘스위트홈’이 190여개국에 동시에 공개되면서 그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아직까지도 얼떨떨해요. 물론 잘될 거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제 캐릭터까지 사랑받을 줄은 몰랐거든요. 이런 관심이 어렵긴 하지만 최대한 즐겨보려고요. 특히 극 중 석현(우현)에게 했던 다소 과격한 제스처가 ‘코리안 제스처’라고 불리며 유행한다던데, 의외였고 신기했어요.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고 느꼈고요.”

‘마녀’에서 ‘자윤’(김다미)의 친구 ‘명희’ 역으로 이름을 알린 뒤 ‘좋아하면 울리는’ ‘시크릿 부티크’ ‘청춘시대2’ 등 여러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미 차기작도 두 개나 정해졌다. KBS2 ‘오월의 청춘’에선 이도현과 투톱으로 나서고, tvN ‘지리산’에선 이응복 PD와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이런 큰 작품들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고마워요. 오디션 기회가 오면 열심히 노력해서 최대치를 끌어올려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걸 봐준 PD나 작가들이 많았나봐요. 평범한 외모를 가졌지만 어떻게 스타일링 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얼굴이 보이는 게 제 강점으로 봐준 것 같아요.”

그의 말대로 매 작품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달려왔다. ‘그때 걔가 고민시야?’란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단다.

“이미지 변신에 능하다는 얘기가 참 좋더라고요. 앞으로도 어떤 작품을 하던 ‘저 친구 작품은 질리지 않아’란 말을 듣고 싶어요. 나중에 제가 나이가 많이 들어 이 세상에 없을 때 누군가는 제가 연기한 영화 속 인물들과 작품을 떠올리며 ‘그 배우 참 잘 했었는데’ 추억하겠죠? 그렇게 꾸준히 쭉 가고 싶어요. 얼마나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배우가 되려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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