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너무 급히 올랐나..'인플레 부메랑' 우려에 돌연 약세장

김정남 2021. 1. 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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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지수 신고점 직후 하루 만에 약세장
예상밖 증시 강세장 이끌었던 '돈의 힘'
인플레 닥치면 돈풀기 다시 검토할수도
미 국채금리 상승중..弱달러 제동 걸려
트럼프 탄핵 추진..정치 불확실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지난주 사상 최고점을 찍은 이후 1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증시가 워낙 고공행진을 했던 만큼 조정장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팬데믹 이후 천문학적인 돈 풀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메랑 우려가 작지 않다.

월가는 지금 인플레 논쟁중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9% 내린 3만1008.6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6% 하락한 3799.6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5% 내린 1만3036.43을 기록했다. 지난 8일 3대 지수가 일제히 신고점을 갈아치운 뒤 1거래일 만에 다시 주저앉은 것이다.

이날 반락은 최근 월가의 인플레이션 논쟁과 함께 다가오며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는 증시를 일시적으로 움직이는 재료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팬데믹 이후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이 증시 랠리를 이끈 근본적인 힘이었는데, 인플레이션 부메랑이 다가오면 돈을 푸는 정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수 있어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기관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며 “시장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빨리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께 더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내년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최근 연준 내부는 올해 하반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같은 통화 긴축 기류가 조금씩 나온다. ‘나중은 생각 않고 일단 돈을 푼다’는 스탠스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월가에서 나온다.

실제 이날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14% 이상 올랐다. 팬데믹이 본격화할 즈음인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채금리가 뛰자 증시 초강세장의 근간 중 하나였던 달러화 약세는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0.5를 넘었다. 89 초반대를 기점으로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대로 이번주 내 수조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인플레이션 논쟁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멀레이 수석시장전략가는 “지난 몇 달간 강세 이후 현 수준의 증시는 분명히 더 신중해지고 있다”며 “1분기 중 조정이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빅테크 규제 강화하나

지난주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 역시 약세장을 부추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중단한 트위터가 대표적이다. 트위터 주가는 무려 6.41% 내린 주당 48.18달러에 마감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4.01% 내렸다. 나스닥 지수가 유독 많이 내린 건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incitement of insurrection)가 명시된 탄핵소추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 탄핵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미국 정가가 탄핵 정국으로 휩쓸려 가는데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1.69% 상승한 24.08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9% 내린 6798.4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80%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8%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67% 내린 3620.62를 기록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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