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값 대란에도..'5곳'은 아파트값 하락했다

양지윤 기자 2021. 1. 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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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통계분석>
수도권과 광역시 가운데
작년 집값 하락은 5곳
모두 비규제지역 공통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해 9년 만에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일부 수도권·광역시 지역은 오히려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내 도시 중 지난 한 해 동안 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총 다섯 곳으로 집계됐다. 경기권에서는 동두천·포천·여주·이천, 그리고 부산에서는 중구로, 모두 비규제지역이다.

본지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경기 북부에 위치한 동두천의 아파트 매매가는 1.08% 떨어졌다. 인근의 포천도 -0.8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여주(-2.15%)와 이천(-0.63%)의 집값 상승률도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 중구가 -0.66%로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과 부산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인 7.51%와 8.14%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또한 이 다섯 개 지역은 모두 규제를 빗겨간 ‘비규제지역’이다. 지난해 전국 시·군·구의 절반 가량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비규제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몰리는 등의 풍선효과가 두드러졌지만 이들 지역은 오히려 집값이 떨어진 것이다.

<30대 흡수 못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들에서 교통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도심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외곽 지역이라 도심으로의 출퇴근이 쉽지 않은 만큼 매수 수요가 해당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국한됐다는 것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상승장은 30대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내 집 마련 수요의 비중이 큰데 동두천, 포천 등의 지역에서는 서울 출퇴근이 어렵기 때문에 수도권 수요를 흡수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천·동두천 인근의 양주나 이천·여주 인근의 광주의 경우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경강선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인근에 위치한 신도시로 수요가 흡수되는 ‘빨대효과’ 영향도 있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서울에서 시작해 점차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형태였는데, 인근의 신도시가 해당 수요를 빼앗으면서 이들 지역까지 해당 수요가 넘어오지 못했다. 경기 북부의 경우 양주 덕정·덕계에 신축 단지가 들어서며 수요가 몰려 동두천·포천이 소외됐고, 이천·여주는 인근의 용인과 광주 등 지역에 가려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에 정부정책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신축 아파트 없는 것도 한 몫> 해당 지역들에 시세를 주도할 신축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단독·연립·다가구주택 등이 아닌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아파트가 없는 지역은 상승 흐름이 뚜렷하게 관측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동두천, 포천 등 지역은 산이 많을 뿐만 아니라 주택유형이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 혹은 상가주택 유형이 대부분이라 대표성 있는 시세통계를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구도심인 부산 중구도 주된 주택 유형이 아파트가 아닌 단독·연립주택이라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장기소외지역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이들 지역의 집값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올해는 순환매 장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장기소외지역이 부상할 수 있다. 대출규제가 덜한 비규제지역, 중저가, 높은 전세가 비율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지역에 뒤늦게 훈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두천의 경우 새해 들어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0.81%로 껑충 뛰기도 했다. 그 전주 변동률인 0.09%의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승이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이 지난 한 해 동안 10~20% 가량 폭등한상황에서 해당 지역이 소폭 상승하는 것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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