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수술 전 체크해야 할 것 [힘찬병원의 무릎건강비책]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2021. 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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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일기일회(一期一會)는 평생에 단 한 번의 만남, 소중한 인연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그런데 이 말은 ‘인공관절 수술’에 빗대어도 그럴 듯하다. 일기일회에는 ‘생애에 단 한 번뿐인 일’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인공관절 수술이 바로 평생 단 한 번 받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 수술이기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까지 환자들이 겪게 되는 고민과 궁금증을 단계별로 나누어 짚어 봤다.

아직 인공관절 수술을 결정하기 전인가? 뼈를 깎아 내고 그 자리에 인공관절을 이식하면 2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처음 이식한 인공관절이 완전히 마모될 때쯤에는 환자의 연령이 매우 높아진다. 또 인공관절을 이식한 자리의 뼈도 많이 망가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재수술 자체는 가능하지만 의사보다 환자가 더 힘들기 때문에 평생 단 한 번 받을 생각으로 인공관절 수술에 임해야 한다. 만약 처방받은 소염진통제나 주사 치료로 아직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단계라면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인공관절 수술은 진통제를 먹어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분들이 받는 마지막 치료다.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연세도 고려해야 한다. 관절은 많이 쓸수록 빨리 닳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50대의 젊은 환자분들도 병원을 찾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명을 생각한다면 내 연골을 최대한 쓰다가 65세 이후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심 끝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지금부터는 무엇이 중요할까? 먼저 관절 전체를 들어내는 전치환술을 할지, 망가진 쪽의 관절만 수술하는 부분치환술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눈에 보이게 무릎의 내측 또는 외측 관절 한쪽만 닳아 없어진 경우라면 부분치환술도 답이 될 수 있다. 관절의 건강한 부분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회복도 빠르고 무릎 구부림 각도도 좋아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관절이라면 상대적으로 건강해 보이는 쪽도 이미 많이 닳아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할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할지 선택지가 또 하나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해서 로봇이 의사 대신 수술을 집도하는 것이 아니다. 수술 전 CT를 찍어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를 3D 영상으로 바꾸고, 환자의 무릎 축에 맞춰 뼈 절삭 부위와 인공관절 삽입 각도를 계산한다. 이후 다리의 굴곡과 신전을 통해 인대, 근육 등 주변 조직과 환부의 상태를 반영하여 수술 계획을 수정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며 혹시 모를 오차를 수정한다. 이제 의사가 로봇팔을 들고 무릎뼈를 절삭하는데, 미리 정해져 있는 절삭 범위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로봇팔이 자동으로 멈춘다. 예전보다 훨씬 정확할 수밖에 없다. 수술이 정확히 진행되면 한 번 삽입한 인공관절을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을 오래 방치해 O자형, X자형 등 다리 모양의 변형이 심한 경우에도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다리 축을 더 정교하게 잡아줄 수 있다.

이제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다. 뼈를 깎고 인공적인 물질을 삽입하는 큰 수술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5대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음식을 섭취해 몸에 활력을 돋우고, 간단한 맨손체조라도 수술 전까지 꾸준히 하도록 한다. 근육이 어느 정도 있어야 재활도 빠르다. 또 주치의에게 평소 복용 중인 약물을 알리고, 수술 당일까지 꼭 챙겨야 하는 약과 중단해야 하는 약을 구분해 둔다. 낙상 등 뼈를 다칠 수 있는 사고에도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몸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도 한 번 둘러보자. 집 안의 모든 물건이 수술 후 몸 상태에 맞게 정돈돼 있어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것들이 옥상이나 지하실 등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곳에 보관돼 있거나, 주저 앉아 찾아야 하는 낮은 찬장에 있다면, 손이 바로 가는 곳으로 위치를 옮겨 두자. 상이나 방석 대신 테이블이나 의자로 생활 환경을 전체적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어렵게 받는 수술이니만큼 건강한 무릎으로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멋진 꿈을 꿔보자.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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