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숨은 도움..이인아 PD "이야기의 힘에 끌렸다"

윤여수 기자 2021. 1. 1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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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 '미나리'와 배우 윤여정이 수상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영화에 대한 애정만으로 윤여정과 한예리 캐스팅과 미국 현지 촬영 등 '미나리'의 제작 과정에 힘을 보탰다.

이때 '미나리'의 이야기를 접한 이 PD는 윤여정과 한예리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이 PD는 "그것조차 부담스럽다. 캐스팅 당시 내가 한국에 머무는 등 우연한 계기였을 뿐이다"면서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의 힘만으로도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도움을 줬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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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유학생 부모 사이서 출생
獨-美-韓 오가며 영화·광고 제작
윤여정·한예리 캐스팅 직접 나서
미국 현지 촬영 등 제작과정 지원
영화 ‘미나리’ 한 장면. 사진제공|판씨네마
미국영화 ‘미나리’와 배우 윤여정이 수상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윤여정은 11일 현재까지 LA·보스턴 등 현지 비평가협회가 주는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8개나 거머쥐었다. 영화도 노스캐롤라이나 등 비평가협회 작품상 등 수상 내역을 쌓아가고 있다. 이처럼 영화는 완성도에 대한 호평을 넘어 4월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성과에 이르기까지 ‘미나리’의 제작 과정에 도움을 준 숨은 조력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독일인 유학생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뒤 독일과 미국, 한국을 오가며 영화 및 광고 제작자로 활동 중인 이인아 PD이다.

그는 2005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돈 컴 노킹’ 등의 독일 거장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일했고, 영화 ‘아메리칸 좀비’ 등을 제작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등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에 대한 애정만으로 윤여정과 한예리 캐스팅과 미국 현지 촬영 등 ‘미나리’의 제작 과정에 힘을 보탰다.

영화 ‘미나리’ 한 장면. 사진제공|판씨네마
“이민자 이야기의 진정성에 대한 신뢰” 11일 전화통화로 만난 이 PD는 ‘미나리’의 공식 스태프가 아닌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조심스러움을 드러냈다. 한국계로 독일 국적인 이 PD는 미국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미나리’의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시선을 끄는 힘이 있다”면서 과정을 설명했다.

이 PD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지닌 힘”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정 감독이 첫 장편영화 ‘문유랑가보’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2007년 인연을 맺은 뒤 부산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만나 우정을 쌓았다. 2018년 정 감독이 송도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교수로 초빙되면서 두 사람은 더욱 활발히 교유했다.

이때 ‘미나리’의 이야기를 접한 이 PD는 윤여정과 한예리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윤여정과는 2005년 미국영화 ‘버터냄새’로 친분을 쌓았다. 김주혁, 샌드라 오 등도 출연하기로 했던 영화는 끝내 제작되지 못했지만, 이 PD와 윤여정은 우정을 이어갔다. 한예리도 2000년대 초반 미국영화 제작을 추진하던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시나리오를 본 두 배우는 감독의 진정성과 이야기의 힘에 기댔다. 한예리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는 “배우가 감독을 만난 뒤 이야기에 대한 확신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나리’에 도움 “내게도 행운” 이 PD는 2019년 ‘미나리’가 한창 촬영 중일 때 현장에도 날아갔다. 그는 “마침 장기휴가를 가게 됐다”면서 “윤여정 배우에게 밥이라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저 도우미 같은 역할이었다”고 웃으며 돌이켰다.

이 PD의 이름은 20억원 가량의 초저예산 영화인 ‘미나리’의 ‘Very Special Thanks’ 크레디트(제작자와 감독이 영화 제작에 큰 도움을 준 이들의 이름을 올려 감사를 전하는 자막)에 올라 있다. 그는 개런티 등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다. 이 PD는 “그것조차 부담스럽다. 캐스팅 당시 내가 한국에 머무는 등 우연한 계기였을 뿐이다”면서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의 힘만으로도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도움을 줬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영화에 참여한 것 자체가 행운이다”고 덧붙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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