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정부 정치적 의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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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현지에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을 만나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케미호를 나포하면서 억류된 선원들을 조기에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지만,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
이란은 차관 협의에서 국내 은행에 묶인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반환 문제에 집중하면서 한국의 자금 동결이 '불법적'이고, 그간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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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측 완강..협상 진전 없어
이란은 차관 협의에서 국내 은행에 묶인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반환 문제에 집중하면서 한국의 자금 동결이 ‘불법적’이고, 그간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아락치 차관과 전날 오후 테헤란에서 회담하고, 5명의 한국인을 포함한 선원들의 신속한 억류 해제를 최우선으로 협상했다. 또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선박 억류와 동결 대금 문제를 철저히 분리했다. 이란 국영TV, 반관영 파르스통신 등에 따르면 아락치 차관은 최 차관에게 “이 문제(선박 억류)를 정치화하는 것을 삼가고 법적 절차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사법부가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아락치 차관은 동결 자금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이라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 차관에게 “이란과 한국의 양자 관계 증진은 이 문제(자금 동결)가 해결된 뒤에야 의미 있다”고 말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11일 우리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이란 자산 동결은 큰 실수이며 용납될 수 없다”며 “한국 은행들은 수년 동안 이란의 자산을 동결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1년 6개월 전 한국 방문 중 한국 관리들과의 회담을 언급하면서 “한국 관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했지만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가급적 선박 억류 문제와 자금 동결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고 싶어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 차관이 이란 현지에서 활동할 기한은 사실상 12일까지로,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하루 남짓 남았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정부가 선박 문제는 추후의 과제로 남겨 놓고, 선원들의 조기 석방이라도 먼저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이란 관계를 잘 아는 외교소식통은 “내부 사정이 어려운 이란이 한국에 섭섭함을 표출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이번에야말로 (동결문제에 대한) 정상급 차원의 확실한 보증을 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주형·유태영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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