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이어 두부값도 '껑충'..밥상 고민 커지는 주부들

김범준 2021.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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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두부 등 반찬류 가격 최대 42% '껑충'
음료 가격도 8~20% 올라..맥주·탁주 세율↑
식품 가격 줄인상 되나.."비용 상승 감당 한계"
"거리두기에 가계 식료품 소비 늘며 체감 물가↑"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식료품 가격이 새해 벽두부터 치솟으며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정에서의 식료품 소비가 크게 늘고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해 들어 통조림·두부 등 반찬류 가격 최대 42% ‘껑충’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반찬류 통조림 시장 1위 업체 샘표는 이달 18일부터 꽁치와 고등어 등 수산물 통조림 제품 4종 가격을 평균 42% 인상한다. 샘표는 앞서 지난 5일에도 깻잎·명이절임·장조림·멸치볶음 등 통조림 제품 12종 가격을 평균 36% 올렸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동원F&B도 지난달 중순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가격을 인상했다. 꽁치 통조림(400g 기준)은 3980원에서 4480원으로 500원(13%), 고등어 통조림(400g 기준)은 2980원에서 3480원으로 500원(16%) 올랐다.

국내 두부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풀무원은 이달 7일 주요 대형마트에 두부와 콩나물 납품 가격을 각각 8~14%, 8~10%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현재 풀무원 국산 콩두부(300g)의 시장 가격은 4000원대 후반으로, 계획대로 가격을 인상할 경우 풀무원 두부 가격은 5000원을 넘게 된다. 이번 두부 가격 인상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약 2년만이다.

음료 가격도 8~20% 올라…3월부터 맥주·탁주 세율↑

가격 인상 움직임은 가공식품뿐 아니라 음료와 주류 등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코카콜라음료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이달 1일 새해 첫날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약 4년 2개월 만이다.

동아오츠카도 새해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포카리스웨트’ 캔과 ‘오로나민C’ 병 가격을 각각 100원(8%), 200원(20%) 올렸다. 최근 물가 상승폭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해태htb도 유통환경 변화와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편의점용 ‘평창수’(2ℓ) 제품 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7%), ‘갈아만든배’(1.5ℓ)는 3900원에서 4300원으로 400원(10%) 인상을 단행했다.

주세법 개정에 따라 오는 3월부터 맥주와 탁주(막걸리)의 1ℓ당 세율은 각각 4.1원, 0.2원씩 오르게 된다. 세율 인상으로 주류 제조사들이 세금 부담을 소비자가격에 전가할 것으로 보여 시중에 판매하는 맥주와 막걸리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식품 가격 인상 ‘도미노’ 우려…“비용 상승 감당 한계”

시장에서는 각 분야 선두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다른 업체들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식료품 가격 인상이 최근 계속되는 농·수산물 등 원재료 가격과 최저임금 등 제반비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가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 압박이 한계에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 및 에너지 부문 물가는 1.2% 상승했다. 2019년 0.9% 하락에서 반등한 것이다. 특히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부문은 무려 4.4% 상승하며 2011년(8.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지수는 9.0% 급증하며 2010년(21.3%)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0.4% 이후 2년 연속 ‘0%대 물가’ 상승률이다.

실생활과 가계 소비에 밀접한 식료품 물가 오름세가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은 ‘0%대 물가’를 더욱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식료품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상당 폭 높아졌다”며 “이런 변화한 소비행태를 반영하면 체감 물가 상승률은 지표 물가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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